‘쌍방울 의혹’ 김성태 내주초 입국…도주 도운 친동생 등 4명 구속
태국서 검거된 김 전 회장·양선길 현 회장
여권 발급에 시간 더 걸려 내주초에 입국
檢, 탑승직후 수사관이 체포영장 집행할 듯
검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태국에서 검거된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 핵심 인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을 결정한 가운데 김 전 회장의 남동생이 구속됐다. 쌍방울 비리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돕고 증거인멸을 사주한 쌍방울 관계사 임원 3명이 더 구속됐다.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증거인멸교사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쌍방울 관련 임직원 6명 가운데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지난해 5월 31일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 김 전 회장의 해외 체류를 돕거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 사무실 PC, 하드 디스크 등을 교체하는 등 김 전 회장이 연루된 각종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김 전 회장의 남동생 A씨도 구속자 명단에 넣었다. 쌍방울그룹 부회장인 A씨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다.
쌍방울 계열사인 광림 산하 임원 B씨 등 2명은 2019년 직원 10명을 동원해 미화 64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행각을 벌였던 지난해 7월29일 태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김 전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생일파티에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임직원 6명이 한국에서 생산된 들기름, 참기름, 생선, 김치 등을 담은 12개 냉동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출국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인당 양주 2병씩을 가져가 대접하는가 하면 유명 가수도 대동해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4명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쌍방울 관계사 직원 2명 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박 부장판사는 “도주·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원 판단에 대해 검찰은 “임원 4명은 구속됐고, 영장이 기각된 2명은 실무자급”이란 반응을 내놨다.
한편 지난 10일 태국에서 검거된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가속도가 예상됐던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 수사는 귀국 일정이 다음주로 조정되면서 본격 수사도 잠시 미뤄지게 됐다.
애초 김 전 회장 등은 이날 태국발 항공편 탑승이 유력하게 전해졌으나 현지 긴급여권 발급 절차로 인해 다음 주 초에나 입국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긴급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서류 작업과 영사 절차, 태국 당국의 관련 절차 등에 수일이 소요된다”면서 “내주 초쯤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수사관을 태국으로 보내 전현직 회장이 항공기에 탑승하자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48시간 동안 신병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내에서 피의자를 체포하면 비행시간만큼 조사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조사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태국 현지에서 밤 시간대에 한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전현직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핵심 혐의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며, 대북 송금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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