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들 슬슬 군침 흘릴까…학군지 공급 폭탄에 전셋값 줄하락
대치동 은마·효성 반 토막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면적 84㎡의 전세가격은 8억7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불문율과 같았던 10억원선은 물론 9억원선마저 무너졌다. 전용 59㎡는 6억5000만원부터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지하 4층~지상 35층, 35개동, 총 3375가구로 조성되는 대단지 아파트다. 지하철 분당선 개포동역을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는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3월이다.
학원가와 가까운 아파트들도 전셋값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현재는 네이버부동산 기준 3억9000만원짜리 물건이 출회돼 있다. 지난해 8월 거래가(9억4000만원) 대비 5억5000만원 저렴하다. 지난 11일 직전가(4억9000만원)와 비교해도 1억원 빠졌다.
은마사거리를 끼고 있는 ‘대치효성아파트’ 전용 59㎡는 지난해 12월 5억7330만원에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썼다. 최고가(9억5000만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현재는 5억원짜리 물건이 나와 있지만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구축인 만큼 수리 여부에 따라 가격 편차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몸값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주택업계의 중론이다.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은 입주 러시로 전셋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집주인들은 전세 물건이 줄어들어 제값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집주인과 세입자 간 거래 적기를 놓고 눈치싸움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는 올해 서울지역 입주 물량을 2만5729가구로 산출했다. 이 가운데 6371가구(25%)가 강남구에 집중돼 있다. 특히 개포동을 중심으로 물량 적체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뿐만 아니라 오는 1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세대)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개포주공5·6·7단지’도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및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지난 2020년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지난 2021년 ‘디에이치자이개포’(1996가구) 등에 이어 매년 대규모 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강남 입성 장벽이 낮아진 만큼 실수요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과 용산까지 규제 족쇄를 풀어 주지 않는 한 집값과 전셋값 동반 하락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깡통주택에 주의해 자금 융통이 가능한 선에서 거주할 곳을 선별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세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대입해 봤을 때 강남권 학군지들은 가격이 떨어져도 금방 회복하곤 했다”며 “학생인구가 줄더라도 교육환경을 중시하는 정서상 전세 수요가 꾸준한 만큼 급매물 몇 건을 제외하면 차츰 가격이 올라갈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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