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 대기업, 40년 전 이미 기후 위기 알고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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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엑슨모빌이 자체 연구를 통해 이미 1970년대부터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예측하고도 이를 숨겨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엑슨모빌이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업 내부 문건과 자체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정량 분석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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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글로벌 석유 기업들은 기후변화 위기를 언제부터 인지하고 있었을까?
세계 최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엑슨모빌이 자체 연구를 통해 이미 1970년대부터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예측하고도 이를 숨겨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 연구진은 1977년-2003년 사이 나온 엑슨모빌 내부 연구 보고서와 1982년- 2014년 사이 엑슨모빌 연구진이 외부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는 12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이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엑슨모빌의 예측은 이후 실제 관측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엑슨모빌은 화석 연료 사용으로 지구 기온이 10년마다 0.20 ± 0.04℃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통계 기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기온 상승폭에 대한 엑슨모빌 연구의 63-83%가 이후 실제 관측 결과와 들어맞았다.
또 이들의 예측 모델 역시 다른 연구기관이나 정부기관의 모델 못지 않게 정확했다. 미국 NASA보다 정확한 수준이었다.
엑슨모빌은 기후변화로 빙하기가 도래하리란 주장은 틀렸다고 올바로 분석헀고, 2000년을 전후로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로 위기가 닥쳐왔음을 대중도 인지하리란 점도 정확히 내다봤다. 온도 상승폭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탄소 배출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상승폭 2℃ 이내 억제는 국제 사회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목표다.
거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내부적으로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외부적으로는 화석 연료 사용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부인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환경 단체와 관련 연구자 등은 2012년부터 탐사보도 등을 통해 발굴된 내부 문건을 바탕으로 '#엑슨모빌은_알고_있었다(#ExxonKnew)' 캠페인을 벌여 왔다. 엑슨모빌은 이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연구는 엑슨모빌이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업 내부 문건과 자체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정량 분석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버드대학에 재직하며 이 연구를 주도한 지오프리 수프란 마이애미대학 교수는 "이 연구로 기후위기의 불확실성을 과장하고 기후 모델의 약점을 비판해 온 엑슨모빌의 공식 입장이 자신들의 내부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음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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