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3개월 내 기준금리…3.5%·3.75% 금통위원 3명씩 갈려"[일문일답]

하상렬 2023. 1. 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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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1월 금통위 기자회견 질의응답
"물가·성장 흐름 등 전제…반드시 지키는 정책 약속 아냐"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3.5%로 결정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3개월 내 최종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각각 3명씩 3.5% 혹은 3.75% 수준에 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총재는 13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을 위원 3명은 3.5%로 봤고,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3.75%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 3명은 이날 베이비스텝 이후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반면, 나머지 3명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이같은 최종금리 수준이 정책적 약속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적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은 동결 의견을 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통위가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나.

△최종금리에 대해선 몇가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최종금리를 정의하는 데 다양한 의견아 있을 수 있지만 금통위는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얼마가 될지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반면에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로 될 수 있는 가능성 열어 두자는 의견이다. 강조하지만 이같은 금통위원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적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힌다.

-지난달 물가설명회 때 경기침체 ‘보더라인’에 있다고 했다.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졌다고 판단하나.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다. 그 후 현재까지 나온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크게 본다. 2주 뒤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데,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 여러 이유로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올해 1분기 재정 조기집행을 기대하고 있고, 유럽 날씨가 따뜻한 점, 미국 노동시장이 견고한 점 등을 볼 때 미국과 유럽의 기존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중국 코로나19 상황도 1월이 지나고 나면 전파 속도 줄면서 회복세로 들 것이란 기대도 있다. 수출 부진이나 국제 경제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어려운 시기가 예상되지만, 이를 경기침체로 말하긴 성급하다. 경기침체 경계선에서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는 전세계 공통 현상이고, 다른 주요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비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 있음을 말씀드린다.

-이번 금통위를 끝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동결한다는 해석을 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게 본다면, 신년사 등에서 강조한 물가중심 정책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닌가.

△지금부터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가 중심 운영 기조와 배치되는 것도 전혀 아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기준금리를 25bp 올린 것은 아직도 물가상승률이 5%대인 것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 드린다. 다만 1,2월 지나면 물가상승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연말에는 3%에 가깝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5% 이상일 때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 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이 있을 때가 됐다고 말씀드린다.

-최근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내 금리 인하를 비합리적으로 보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물가가 중단기적으로 정책 목표치에 확실히 수렴해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진 얘기하기 시기 상조이다. 물가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하겠다. 따라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지난 10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었을 때 해외투자 전략을 1200원대가 되면 상수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그렇게 생각하나.

△중앙은행 총재가 시장가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작년 9, 10월 1440원 갔을 때 어느 경제 이론, 경제 모델로 판단해도 쏠림 현상이 있었고 과다하게 원화가 절하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쏠림 현상이 너무 컸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총재로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가격을 언급했다.

-물가가 원하는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수렴해 나간다는 확신이 생겨야 금리를 인하한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앞서서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가.

△과거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멈출 수 없고, 한은이 정부로부터 독립됐지만 연준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의미는 미국 금리가 빠르게 오를 때 우리가 반대 방향으로 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국제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한은의 금리 결정은 국내 상황을 우선으로 하지만,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질 때 금융 안정에 대한 걱정을 같이 고려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상황을 보며 금리 결정을 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금통위원 3명이 상황에 따라 금리를 3.75% 올릴 수 있다고 한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 부탁한다.

△금통위원 3명이 금리를 3.75%로 열어두자고 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물가가 목표치에서 어떻게 움직일지와 미국 금리 방향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등의 불확실성이 있다. 어느 한 요인에 대한 고려가 아니고 경제 전망과 국제유가, 주요국 금리 상황, 중국경제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경제학회 설문조사 따르면 한미 금리차가 75bp를 적정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 이번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미 금리차가 현재 100bp인데, 이를 어떻게 보는가.

△양국간 자본이동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은 고정 환율 제도가 아니면, 금리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과거 경험이 얼마였다는 것은 참고가 될 뿐이다. 과도하게 벌어지면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지, 차이가 75bp면 되고 100bp이면 위험하다는 등의 이론적 근거는 없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 금리가 많이 빠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7~8bp 빠지는 등 기준 금리보다 낮다. 기준 금리와 국고3년물이 장단기로 봤을 때 금리가 역전된 상태인데,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는지 또는 채권시장 탐욕에 따른 과욕으로 보는가.

△최종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통화정책방향회의 발표문 그 격차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또 현재 금리 수준보다 2~3년 뒤 금리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처럼 초단기 금리보다 2~3년물이 낮을 수 있다. 한국에서 3년물과 초단기물 사이 금리역전 현상이 생기는 것은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달리 해석하면 에너지 가격이 떨어져 중장기금리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어느 방향인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시장이 현재 과민반응한다고 해석하기 어렵고, 물가 하락을 반영한 것인지, 경기가 나빠질 것을 반영한 것인지, 더 나아가 고령화 때문인 추세적 반응인 것인지 해석하기 나름이다.

-추가 금리 인상 관련해 파급효과 점검하겠다고 했다. 추가 인상 없이 파급효과를 지켜본다고 할 수 있는가. 파급효과를 살필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어느정도로 보는가.

△한국은행 내부에선 3개월 정도로 본다. 금리에 대해서 금통위원이 명시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한지 아닌지는 이견이 많다. 한국의 경우 워낙 외부 요인이 많아 다른 나라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고 여태까지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장치도 필요하다. 당분간 3개월 단위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늘릴지는 금통위원과 상의해 보겠다.

-경제 성장률 관련해 두 달이 안 돼 수정 가능성을 내비췄다. 그간 어떤 전제가 바뀌었나.

△지난해 12월 가장 큰 변화라면 중국 경제가 있다. ‘제로코로나’ 정책이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완화되면서 확산세가 커 중국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단기적으론 더 나빠졌다. 그로 인해서 수출 감소가 더 많았고, 국내에서도 노동시장 문제 등이 겹쳐 소비 감소가 예상보다 컸다. 올해는 생각보다 좋은 쪽으로 가고 있어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

-최종금리 총재 생각은 어떤가.

△이번 인상은 4대 2 결정이 났기 때문에 제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최종금리 전망에 대해선 제가 의견을 내서 한 쪽 편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판단해 의견을 말씀드리려 한다.

-현재 전망 경로 따라간다면, 금리 인하 필요성 없다고 보는지.

△원칙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올해 안으로 봤을 때 물가경로, 성장경로 전망치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대로 누겠지만, 그보다 물가가 오른다면 조정해야 하고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면 또 이를 고려해야 한다.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수준으로 간다는 근거가 없으면 금리 인하는 어렵다.

-올해 국내경제 가장 불안한 부분은 부동산으로 보인다. 과도한 버블의 정상화라는 평가도 있는데, 수출 등 다른 경제요인이 문제 없는 가운데 부동산 문제로 경제가 예상보다 둔화할 경우 금리로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금리 정책은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부동산은 미시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다루는 것이다. 금리가 올라간 게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은 사실이나, 그동안 레버리지가 컸고, 정상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선 재정 정책이나 정부 규제를 우선으로 하고, 한은은 부분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대응하는 것이지 금리를 오르고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 11월 전망치(1.7%)보다 낮은 수준으로 봤다.

△경기 하향 조정이 예상됨에도 물가 예측치를 3%로 둔 것은 두 가지가 상쇄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물가가 낮아지는 면도 있고, 공공요금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 중국경제가 하반기부터 상승하면 유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자세한 것은 다음달 경제 전망 발표할 때 자세히 말씀드리겠다.

-최종금리 3.75%로 본 금통위원 지난 금통위보다 1명 늘었다.

△전제가 바뀌면 당연히 의견이 바뀐다. 저희들은 금통위 논의내용을 투명성 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게 목적이 있다. 과거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한다고 할 순 없다.

-물가가 목표치보다 더디게 떨어질 경우 목표를 높일 생각인가.

△1,2월에는 5% 물가 수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연중으로 3.6%, 그 이후 낮아지는 속도로 생각한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빠르게 목표치 수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만약 예상보다 더디게 물가 상승률이 떨어진다고 목표치를 올리는 것으로 조정한다면 그것은 가장 나쁜 방법이다. 골대로 공이 안 간다고 골대를 옮기자는 말이다. 목표치를 조정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물가 안정된 이후에야 목표치 바꾸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치 수렴 정도가 빠르지 않다면 목표치 조정이 아닌, 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 반도체 회복 전망한다.

△저희 뿐 아니라 전 세계 기본적으로 상반기 어렵고 하반기 나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저희가 갖고 있는 정보의 최선의 예측치이다. 그 근거로는 주요 선진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올해 상반기 어느 정도 마무리되지 않겠냐는 전망과 재고 사이클 등이 있다. 여러 불확실성 있지만 다른 기관들, 저희들 자료 참고해 하반기부터 회복 가정하고 정책 수립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풀었다. 그 시점 어떻게 보는가.

△과도한 규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 국면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부동산 대출이 대규모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부동산 대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규제를 하는 것 뿐 아니라 거시경제 정책도 잘 수립해서 부동산 대출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선 당국끼리 모여 거시건전성 정책을 예전과 달리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심각하게 계획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다고 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나.

△4분기 경제성장이 왜 갑자기 나빠졌는지의 요인 중 개선 여지가 있다면 중국경제가 1~2개월 이후 정상화할 가능성이 12월 당시 걱정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의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고 물가지표도 떨어졌다. 유럽에서도 겨울 따뜻한 기온이 이어져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는 등 요인이 있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것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예년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이나 그것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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