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바다로" 나경원, 사표 내고 장고… '출마 결단'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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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이 이날 대리인을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점 역시 출마를 위한 사전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윤 대통령이 14~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에 설 연휴 전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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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사직서 제출 직후 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 차기 당권 경쟁구도의 초점이 나 전 의원 거취에 맞춰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직서 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나 전 의원은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들께, 우리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자처하며 자신의 출마를 공개 반대한 친윤(친윤 대통령)계를 겨냥한 일침이다. 앞선 문장에서 바위는 친윤계, 강물은 자신, 바다는 출마를 뜻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출마 수순을 밟기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며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국민, 당원, 언론인들께 무척이나 송구하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 용산구 자택이 아닌 지방에 체류하면서 언론과 접촉을 피한다. 최측근 인사들과 출마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지방에 계시며 언제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대리인을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점 역시 출마를 위한 사전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나 전 의원이 지난 10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밝혔음에도 대통령실에서 "실물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뭉개려는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사직서 수리든 반려든 윤 대통령이 조속히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 달라는 의도도 담겼다.
윤 대통령이 14~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에 설 연휴 전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은 작다. 나 전 의원은 순방이 끝날 때까지 출마 여부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후보 등록기간이 2월 2~3일인 만큼 설 연휴 직후에는 출마 여부를 밝혀야 한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단행할 경우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중심으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해온 친윤계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여전히 '당심 1위'는 나 전 의원이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 인지도와 당원 기반은 친윤계 입지 축소를 불러올 수도 있다. 친윤계 입장에선 나 전 의원 출마를 지지하고 나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일각에선 친윤계의 지나친 공세가 나 전 의원 변수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계 의원들이 방송과 라디오에 나가 나 전 의원을 집중적으로 비난하면서 오히려 나 전 의원의 존재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며 "나 전 의원 입장에서도 친윤계 압박에 포기할 경우 정치적 입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출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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