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석유는 잘못 없다" 엑손모빌의 거짓말 40년 만에 드러나

이영애 기자 2023. 1. 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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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화학기업인 엑손모빌이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1970~1980년 당시 학계와 국가의 기후 모델 수준으로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제프리 수프란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과 연구원은 "그간 엑손모빌이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정확히 예견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며 "이들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로비와 선전을 펼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행동을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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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엑손모빌 공장 전경. 엑손모빌 제공

미국 석유화학기업인 엑손모빌이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1970~1980년 당시 학계와 국가의 기후 모델 수준으로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면서도 자사의 이익을 위해 숨기고 온 모순이 드러난 셈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포츠담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엑손모빌이 1970년대부터 지구온난화의 위협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는 내부문건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월 12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엑손모빌 소속 과학자들이 1977~2002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32건의 내부문건과 72건의 논문을 분석했다. 문건과 논문에는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함께 화석연료로 인해 지구 기온이 10년에 0.2도씩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담겨 있었다.

당시 엑손모빌 과학자들의 예측치는 이후 실제 측정된 온도 변화와 일치했다. 지구온난화의 시작 시점도 정확히 예측했다. 내부문건에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지구온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나와있다. 연구팀은 이들의 분석 결과가 저명한 기후학자인 제임스 한센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 1988년 미국 의회에 제출한 지구온난화 예측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내부문건 분석으로 엑손모빌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분을 2도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엑손모빌이 지난 30년간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신빙성이 없고 탄소가 지구 기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제프리 수프란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과 연구원은 "그간 엑손모빌이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정확히 예견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며 "이들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로비와 선전을 펼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행동을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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