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유연석-문가영의 연정은 식어갈 수 있을까?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김재동 객원기자] “눈앞에 있다/ 가질 수도 있었던 사람이/ 그러나 놓쳐버린 사람이/ 쳐다보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는다/ 날 선택해준 마음을 지키기 위해/ 내가 선택한 마음을 책임지기 위해/ 바라보지 않는다/ 또다시 원하게 될까봐/ 마음을 속이지 못하게 될까봐.”
12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 8회가 난해하게 끝마쳤다.
은행동료 양석현(오동민 분)의 결혼식장. 하상수(유연석 분)-박미경(금새록 분) 커플과 안수영(문가영 분)-정종현(정가람 분) 커플은 하객으로 참석한다. 일정거리를 두고 하상수와 안수영은 서로를 의식하면서 위의 내레이션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또다시 원하게 될까봐, 마음을 속이지 못하게 될까봐 쳐다보지 않겠다던 그들의 시선은 불가항력의 끌림에 따라 마주치고 만다. 그런 두 쌍의 눈동자엔 그렁그렁 미련이 매달려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안수영은 예약한 호텔방을 찾아든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온 종현에게 “친구집에서 자고 간다.”거짓말을 한다. 그 시간 호텔로 걸어들어온 하상수는 한 방문 앞에서 벨을 누르고, 벨소리를 듣고 안수영은 문을 연다.
확실히 두 사람의 밀회를 예견케 하는 연출이다. 하지만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랬듯 문이 열리고 안수영과 하상수가 마주한 인물은 하상수와 안수영이 아니기 십상일 것이다.
안수영에게 하상수는 가질 수도 있었던 사람였다. 그의 머뭇거림을 못본 척만 했다면, 하상수의 옆에는 박미경 대신 그녀가 서있을 수 있었다. 그는 지점장의 격노를 막아설만큼 좋은 사람이므로 그녀의 편치 않은 상황조차 감싸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자격지심은 끝내 그 머뭇거림에서 그를 밀어낼 빌미를 찾아냈고 때마침 나타난 박미경은 누가 보더라도 하상수와 어울렸다. 제 마음이 어떻든, 그의 마음이 어떻든 세상 일은 그렇게 흘러가게 돼 있는 것이다.
정종현과의 교제는 사랑보다는 공감이었다. 수영은 자신을 선택해준 종현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막무가내 들이치는 세파에 익사 직전에 놓였다. 그래서 그를 빛나게 해주었던 꿈조차 폐기처분한 채 나락으로 뛰어들 찰나에 서 있었다. 그의 꿈을, 그녀를 선택한 그 마음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며 수영은 방 한 칸을 종현에게 내어준다.
그리고 “결혼은 그런 건가 봐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야 행복한 거. 그래서 하계장님 이해해요. 그러니까 앞으로 나 걱정하지마요.”라며 하상수를 밀어내고 그를 보지 않을 작정을 했다.
하상수에게도 안수영은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놓쳐버리고 말았다. 살아오도록 그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던 머뭇거림. 남들은 신중함이라 평가하는 그 주저하는 습관이 안수영에게 달려가던 그의 발길을 잠시 매어둔 동안 안수영은 날아가고 말았다.
과오를 되돌리려 할 때마다 일은 꼬이고 안수영의 옆에는 어느새 정종현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안수영이 멀어지는 만큼, 아니 그보다 빠른 속도로 대학후배 박미경은 그에게 육박해왔다.
좋아하는 여자지만 다가갈 수 없다. 그녀에겐 자신처럼 머뭇거리지 않고 직진했던 정종현이 있다. 자신으로 인한 어긋남이다. 수영은 냉랭한데다가 착한 남자 종현을 상처줄 수도 없다.
그런 판에 후배 미경의 구애는 계속되고 그런 미경이 자신도 싫지 않다. 결국 미경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 선택은 책임져야 한다. 그러자면 수영을 잊어야 한다.
내가 선택한 마음을 지키겠다는 하상수와 날 선택해준 마음을 지키겠다는 안수영이 공히 내린 결론은 쳐다보지 않기, 생각하지 않기다. 그런데 한나절을 같이 있어야 하는 직장동료다. 그 시간을 서로의 눈앞에 얼쩡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다. 게다가 각각 선택하고 선택받은 대상들도 한 울타리에 있다.
이들의 연정은 과연 다 마시지 못한 차처럼 성공적으로 식어갈 수 있을지. 본인들의 작심처럼 선택하고 선택받은 연인들과 새 사랑을 지펴갈 수 있을지, 쉽지 않은 두 커플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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