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잡힌 중국 경제…지난해 성장률, 목표치 절반 그칠 듯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올해는 반등, 6% 전망
중국의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오는 17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최근 국내외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해 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평균 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같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3분기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1분기에 4.8%를 기록한 후 2분기에는 상하이 등의 도시 봉쇄 영향으로 0.4%까지 낮아졌고, 3분기에는 다시 3.9%로 반등했었다. 하지만 4분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역별 봉쇄와 12월 방역 완화 이후 감염자 폭증 상황 등으로 성장률이 다시 크게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연간 GDP 성장률도 중국 정부 목표치인 5.5% 안팎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상하이 재경대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을 2.7%로 추산했다. 베이징대 HSBC경영대학원이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9%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달 초 중국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3.2∼3.3%보다 더 낮은 것이다. 지난달 방역 완화 이후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생산과 소비 모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량중화(梁中華) 하이퉁(海通)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7%, 연간 성장률은 2.6%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와 4분기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컸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본격화 한 올해는 경제 회복과 성장률 반등이 예상된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지난 12일 ‘2023년 중국 경제 예측·전망 발표회’에서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6.0%로 예측했다. 1∼2 분기 성장률이 각각 4.2%와 9.3%로 반등하고 3∼4분기 성장률은 5.5% 안팎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과학원의 전망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들은 이달 들어 속속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 전체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광둥(廣東)성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로 잡았고, 중국 경제의 7%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저장(浙江)성도 같은 목표를 세웠다. 중국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5.5%, 푸젠(福建)·쓰촨(四川)·허베이(河北)성은 6% 이상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목표을 세웠다. 장시(江西)성은 7%의 성장률 목표를 내놨다. 중국 정부는 각 지방정부의 성장률 목표 등을 토대로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 안팎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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