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간 ‘규격 미달’ 부품 달고 운전한 한울 5호기

최정석 기자 2023. 1. 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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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울원전 5호기가 원자로에 기술규격 미달 부품을 장착한 상태에서 18년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지난해 11월 한울 5호기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에서 기술규격에 미달하는 스터드를 발견했는데, 이를 규체하기 위한 운영 변경허가였다.

그런데 한울 5호기 원자로에 들어간 스터드는 기준 미달이었다.

한수원은 지난 2001년 나온 한울 5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와 기술규격을 대조하던 중 스터드 문제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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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결합 부품 불량 발견
현재 불량 부품 교체 진행 중
한울원전 1~6호

지난 2004년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울원전 5호기가 원자로에 기술규격 미달 부품을 장착한 상태에서 18년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로는 핵 연료봉이 들어가는 원전 핵심 설비이기 때문에 원자로 설계에 생긴 문제는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원자력이용시설 운영 변경허가(안)을 제출했다. 한수원이 지난해 11월 한울 5호기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에서 기술규격에 미달하는 스터드를 발견했는데, 이를 규체하기 위한 운영 변경허가였다.

원자로 도면.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로는 양쪽 끝이 둥글고 가운데는 직사각형인 알약 형태로 돼있다. 둥근 부분을 원자로 헤드, 가운데 직사각형 부분을 원자로 몸체라 한다. 스터드는 원자로 몸체와 원자로 헤드를 결합시키는 부품이다. 한울 5호기에는 길이 186㎝, 지름 16.6㎝의 스터드 54개가 원자로 헤드와 몸체를 결합시키고 있다.

원자로 안에서는 핵 연료봉이 핵분열을 일으키며 섭씨 350도 수준의 고온과 높은 압력을 발생시킨다. 만일 원자로 헤드와 몸체가 제대로 결합돼있지 않으면 핵분열로 발생하는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 원자로 결합용 스터드에 엄격한 품질기준이 적용되는 이유다.

원자로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 환경에서는 스터드를 비롯한 금속 부품들이 팽창하게 된다. 이때 부품들이 너무 적게 팽창하면 결합된 부품들 사이사이에 압력이 작용해 원자로를 망가트릴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많이 팽창하면 부품이 터지면서 결합이 해체돼 원자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원자로 결합에 쓰이는 너트와 스터드. /원자력안전위원회

그런데 한울 5호기 원자로에 들어간 스터드는 기준 미달이었다. 국내 원전 기술규격에 따르면 원자로 결합에 쓰이는 스터드는 가로로 25밀스(1밀스는 1000분의 1인치) 이상 팽창해야 한다. 한수원 조사 결과 한울 5호기에 쓰인 스터드 54개 중 6개는 최대 24밀스까지밖에 팽창하지 못했다. 이 스터드들은 한울 5호 상업운전 개시 이후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스터드가 기준 미달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은 지난 2001년 나온 한울 5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와 기술규격을 대조하던 중 스터드 문제를 발견했다. 상업운전에 들어간 원전은 1년 6개월에 한 번씩 계획예방정비를 수행하게 돼있는데, 이런 현장 점검이 아니라 단순 서류 비교 과정에서 기준 미달 부품을 확인했다는 뜻이다.

전날 원안위 회의에서 김호철 위원은 “(기술규격) 부적합 사항은 운영허가 단계에서 걸러졌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규제 기관의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기술기준 미달로 확인된 스터드를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문제 없이 정상가동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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