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총리·국회의원의 말에 무너져”…유족·생존자 ‘눈물’
[앵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두 달 보름이 지난 어제(12일), 국회에선 유가족과 생존자 등의 진술을 듣는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국정조사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입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신을 '강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생존자 김초롱 씨.
자발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으며 버텨오다 처음 무너져내린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김초롱/이태원 참사 생존자 :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습니다.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저는 이 말을 '놀러 갔다가 죽은 사람들이다'라고 받아들였습니다."]
2차 가해 망언이 치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며 진상 규명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김초롱/이태원 참사 생존자 : "치료와 상담을 이렇게 열심히 받는 저는 매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합니다. 참사와 같은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개인적인 극복도 중요하지만 진상 규명만큼 큰 치유는 없습니다."]
약혼자와 같이 있다가 그만 손을 놓쳐버렸다는 예비 신랑,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 "(159번째 희생자 소식에) 너무 안타깝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그런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약혼자 가족의 위로였다며 슬픔을 나누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 "정부는 그런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것 또한 2차 가해입니다."]
그날의 기억에 아직도 숨이 가쁜 이태원 상인은 유족들에게 큰 절로 사과했습니다.
[남인석/이태원 상인 : "죄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들도 한마음이 되셔서 젊은이들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유가족들은 정확한 진상 규명과 모든 책임자 처벌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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