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성장률 1.7% 하회···최종 금리 3.5%·3.75% 반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 성장률 역시 지난해 11월 당시 내놓은 전망치인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금리 인상기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과 관련해 3.50%와 3.75%를 놓고 이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간 의견이 절반으로 나뉘었다고도 밝혔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11월에는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한 달 좀 넘었지만, 그사이의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주 뒤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데, 그동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의 이유로 지표가 좀 나쁘다. 음(-)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올해 1분기에는 몇몇 상방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재정 조기 집행이 기대되고,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도 1∼2월이 지나면 확산 속도가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한은의 경제전망 경로 하에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금통위 내 의견이 절반으로 나뉘어 있다고도 밝혔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1.7%를 밑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는 3개월 정도 기간 기준금리의 정점을 최종금리 수준으로 정의한다”고 전제하고, “이번 금통위에서 위원 3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본 뒤 그 수준에서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머지 세 분은 상황에 따라서는 최종금리가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 및 외환시장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그 수준을 지키겠다는 정책약속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저희가 예상하는 수준에 확실히 수렴한다, 중장기적으로 정책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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