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남편을 독감 감염시켰다”...‘푸틴 정적’ 나발니 아내의 호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2021년 2월20일 모스크바 법정 피고인 격리석에서 지지자들에게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독감에 걸린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기본적인 약을 제공해달라고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SNS캡쳐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은 처벌이 아닌 고문""가로 2ｍ 세로 3ｍ짜리 우리에 갇혀있다고 상상해보라. 알렉세이는 감기에 걸렸다. 치료약을 제공해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이 수감된 남편의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치료 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가 작년 말 징벌방에 보내진 이후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나발니는 독감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발나야는 남편이 좁은 감방 안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고, 러시아 교정 당국이 나발니에게 고의로 독감을 옮겨 그가 고열을 앓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가로 2ｍ 세로 3ｍ짜리 우리에 갇혀있다고 상상해보라"라며 "그들은 당신을 아픈 사람들과 함께 가둬놓는다. 당신의 감기는 심해지고, 독감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고열에 시달려도 그들은 오전 6시에 당신을 깨워 종일 눕지도 못하게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발니야는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은 처벌이 아닌 고문"이라고 지적하며 변호사가 나발니에 약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교도소의 속임수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의 비리 폭로에 앞장서 온 나발니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비좁은 감방에 갇혀 있다. 그는 2020년 8월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2021년 1월 귀국했다가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당초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았던 나발니는 지난해 3월 사기 및 법정 모욕 등 혐의로 징역 9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아 총 1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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