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트레이너' 명성 그대로…성공적이었던 츠베덴의 데뷔

조재현 기자 2023. 1.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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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잡게 된 지휘봉이었지만, 단원들과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단기간에 단원들의 연주 역량을 끌어올리는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라는 츠베덴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인파로 연주 홀은 로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9일 입국 후 연습 일정은 고작 10~11일 단 이틀에 불과했지만,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 단원 간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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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맹연습 뒤 서울시향 첫 정기연주회 지휘
브람스, 바그너 등 고유 레퍼토리 선사…객석에선 박수·환호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하는 모습. (서울시향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갑작스럽게 잡게 된 지휘봉이었지만, 단원들과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연주가 끝난 뒤 터진 박수와 환호성이 이를 증명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차기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63·현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이 성공적인 서울시향 데뷔 무대를 치렀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에서 브람스 교향곡 제1번과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중 전주곡,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등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츠베덴 음악감독이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첫 번째 연주회였다.

단기간에 단원들의 연주 역량을 끌어올리는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라는 츠베덴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인파로 연주 홀은 로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하는 모습. (서울시향 제공)

우렁찬 박수 속에 성큼성큼 걸어 등장한 츠베덴 음악감독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객석을 향해 인사한 뒤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의 연주를 시작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거인의 발소리'를 암시하듯 묵직한 팀파니의 연타로 출발하는 이 곡에서 츠베덴 음악감독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으로 각 파트를 이끌었다.

각자의 고유 레퍼토리라 할 수 있을 만큼 여러차례 이 곡을 지휘하고 연주한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은 큰 실수 없이 브람스 선율을 재현했다. 치열한 전투 끝 승리를 쟁취한 기쁨과 함성이 몰아치는 것 같은 클라이맥스를 지나 4악장이 마무리되자 객석에선 '브라보!' 함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츠베덴 음악감독의 얼굴에도 이내 미소가 번졌다. 그는 단원들을 일으켜 세우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 단원들. (서울시향 제공)

어느 정도 부담감을 내려놓아서일까. 2부에서 만난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은 더 안정적이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2부의 포문을 바그너로 열었다. 신년 음악회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 레퍼토리지만, 그의 몸짓에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홍콩 필하모닉과 바그너의 '링 사이클'을 녹음해 평단의 극찬을 받는 등 바그너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츠베덴 음악감독은 능수능란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연주에 앞서 서울시향 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바그너를 택한 이유로 "우리의 첫 만남에서 바그너야말로 내가 어떤 사운드의 세계에서 비롯됐는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작곡가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연주회는 청중과 오케스트라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소리를 추구할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은 이어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공식 프로그램을 마친 뒤 앙코르곡으로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작품 번호 46번 중 제8번을 들려줬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하는 모습. (서울시향 제공)

당초 이번 연주회는 오스모 벤스케 전 음악감독이 지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낙상 사고를 당한 벤스케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츠베덴 음악감독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지난 9일 입국 후 연습 일정은 고작 10~11일 단 이틀에 불과했지만,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 단원 간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서울시향과 츠베덴 음악감독은 13일 정기연주회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오는 7월과 11월, 12월에도 차기 음악감독 자격으로 서울시향과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공식 취임은 2024년 1월부터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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