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하 논의 시기상조”…경기둔화 우려속 연속 ‘베이비스텝’

이관범 기자 2023. 1. 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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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2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커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을 고려해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Fed가 당장 오는 2월 2일과 3월 22일 두 차례 연거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000년 10월 이래로 다시 1.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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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금통위 : 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한은, 7연속 금리인상 단행

물가 하락세지만 아직 5%대

한·미 금리차이 확대도 부담

6명중 2명은 “동결해야” 의견

‘금리정점 근접했다’ 분석도

금통위원 최종금리 전망은

3.50% 3명·3.75% 3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2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커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을 고려해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하지만 커지는 경기침체 경고음과 급증하는 가계·기업 부채 부담을 고려해 보폭을 줄여 속도 조절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3개월 내 기준금리 정점 수준에 대해서는 3.5%와 3.75% 이상으로 의견이 갈렸다.

◇여전한 고공 물가 = 이날 한은의 7연속 인상 결정으로 국내 기준금리는 3.5%에 도달했다. 2021년 7월 0.5%에서 1년 6개월 만에 7배로 뛰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우선한 결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기저 효과, 수요 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져 연간 상승률이 지난해 11월 전망치(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며 “다만 향후 물가 전망에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폭, 국제 유가·환율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압박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동결의견을 냈다.

◇기준금리 정점 놓고 ‘팽팽’=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지만, 기준금리 정점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간의 견해차가 컸다고 전했다. 그는 “금통위원 3명은 3.5% 수준에서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인 데 반해, 나머지 3명은 3.75%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면서 “다만 금통위원 의견은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 외환시장 상황 등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층 짙어진 경기침체 가능성과 기업 및 가계 부채 부담 가중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 우려에 한은이 추가 인상 없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열어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은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Fed가 당장 오는 2월 2일과 3월 22일 두 차례 연거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000년 10월 이래로 다시 1.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다. 한은 역시 2월이나 4월 3.75% 이상으로 더 올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는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참사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여전히 경기 침체의 경계에 있다고 관측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관범·정선형·전세원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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