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사이클 끝물…눈치만 보던 성장주·증권업종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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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를 끌어내린 금리 상승 흐름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완화 흐름을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세의 정점 진입이 가시화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아직 잔존하는 근원 서비스물가 불확실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이유를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적어도 금리의 상승 흐름은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자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증권 업종의 경우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발생한 증시 약세를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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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를 끌어내린 금리 상승 흐름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난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때문이다.
아직 물가의 불확실성은 남아있어 고금리는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금리 상승은 멈출 것으로 보이며 그간 금리에 민감했던 업종에는 기대감이 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 시각) 12월 CPI가 전월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월간으로는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2개월 동안 누적된 CPI의 연간 상승률도 6.5%로 하락했다. 6월의 9.1% 정점 후 6개월 연속 하락이다.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완화 흐름을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세의 정점 진입이 가시화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금리의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오는 2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베이비스텝(25bp 금리 인상, 1bp=0.01%)으로 금리 인상폭이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가 아직 큰 폭으로 둔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추세적 물가 둔화세가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빅스텝(50bp 금리 인상)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이비스텝 전환과 더불어 또 다른 관심사항인 금리인상 종료 시점과 관련 3월 FOMC 회의를 마지막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잔존하는 근원 서비스물가 불확실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이유를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적어도 금리의 상승 흐름은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자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특히 그간 금리의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하락했던 업종들의 주가가 견조하게 오르는 중이다.
증권 업종의 경우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발생한 증시 약세를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진정되면 더 이상 악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13일 오전 11시4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키움증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00원(4.16%) 오른 9만7600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94%, 삼성증권은 1.78%, 메리츠증권은 3.83% 상승 중이다. 증권 업종은 2.27% 오르고 있다.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은 금리 인상기에 경기 악화로 성장이 불투명해진다. 대출 이자도 부담이다. 따라서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들면 그만큼 주가에도 기대감이 드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코스피 시장에서 인터넷주인 네이버(NAVER)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9% 상승 중이다. 카카오는 0.98% 오르고 있다. 특히 카카오그룹주인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도 각각 4.28%, 1.99% 오르고 있다.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게임주의 주가도 각각 1.17%, 3.45%로 견조하게 오르고 있다.
한편 CPI 완화의 주 요인이었던 에너지 가격의 하락에 항공주도 오르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3.81%, 아시아나항공은 2.54%, 진에어는 0.59%, 티웨이항공은 2.79%, 제주항공은 2.04% 상승 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의도하지 않은 완화적인 금융 환경에는 연준의 정책 대응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 랠리에 편승하기보다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본격화되는 어닝 시즌도 안도랠리 지속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4사분기 미국, 중국 소비 부진, 한국 수출 감소 심화 등을 고려하면 실적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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