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전경련, 싱크탱크 주력·회장 외부수혈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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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재계의 맏형'으로 불려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대적인 변화의 기로에 섰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9일 긴급 비공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웅열(작은 사진) 코오롱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최근 4대 그룹 전경련 재가입 등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차기 회장을 추천하고, 전경련의 조직 및 역할 변경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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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연임’ 허창수 회장 사의 표명
신동빈·김승연, 차기회장 고사
이웅열 명예회장이 혁신위원장
글로벌 네트워크 노하우 활용
조직·역할 등 쇄신 추진 하기로
오랜 기간 ‘재계의 맏형’으로 불려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대적인 변화의 기로에 섰다. 회장단 등 수뇌부 교체와 함께 조직 쇄신 움직임이 수면 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재계와 경제전문가들은 1961년 창립 이후 60년 이상 쌓아온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환기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9일 긴급 비공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웅열(작은 사진) 코오롱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회장과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오는 2월 말 임기 종료 이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은 2011년 이후 회장 교체기 때마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마땅한 후보가 없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해 왔다. 허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이 과거와 같은 경제단체 대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최근 4대 그룹 전경련 재가입 등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차기 회장을 추천하고, 전경련의 조직 및 역할 변경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재계 인사들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차기 회장으로는 가입 기업 중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과 7위인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등이 거론되지만,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 총수 등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 경제계 등에서 명망을 갖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해 회장을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라는 전경련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인이 아닌 경제계, 관료 출신 인사로는 고 유창순 총리가 지난 1989∼1993년에 19·20대 전경련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전경련이 강점을 지닌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구 성과 등을 두고 더욱 적극적인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보다 전경련 위상이 낮아졌지만,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 등은 다른 경제단체들이 따라올 수 없고, 여전히 부러워할 정도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31개국에서 32개 경제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비즈니스 리더 모임인 B20 정상회의에 한국을 대표해 참여하고 있다. 정책, 행정, 법규 등과 관련해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성과 등도 다른 경제단체에 비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경련은 1960년대 초반부터 활동하면서 국가 경제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며 “해외 네트워크와 여러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전경련은 설립 이후 간판 경제단체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삼성, SK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조직이 대폭 축소됐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해외 순방과 정부 초청 행사 등에서 줄줄이 제외되면서 패싱 논란에 휘말렸다.
김병채·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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