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정조사 후속조치 두고 또 이견, 대체 왜?

2023. 1. 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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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정의당 "이상민 파면, 조사기구 설치"…국민의힘 "청문보고서 보고 판단"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생존자, 유가족, 상인 등 공청회를 끝으로 사실상 일단락된 가운데, 각 당이 국정조사에 대한 평가와 후속조치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가족이 요구한 중립적 조사기구 설치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특검 도입, 국정조사 출석 증인의 위증 의혹 관련 고발 여부와 관련한 정치권의 갈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에서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유가족과 생존자 등 국민이 요청한 대통령의 공식 사과, 이 장관 파면 등 책임자 문책 2차 가해 엄벌 등이 꼭 담겨야 한다"며 "국정조사와 경찰 수사로는 턱없이 부족한 진상의 온전한 규명을 이어갈 구체적 방안과 유가족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비호로 치외법권 장관이 된 이 장관을 저는 두고 볼 수 없다.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모든 방안을 고려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거듭 촉구한다"며 "지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와 이 장관 파면을 결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간 국정조사의 성과에 대해 "크게 보면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두 분이 제대로 된 예방대책을 세우지 못해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사고 직후 이 장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써 사고 즉시 수습하는 데 있어서 사상자를 키웠다. 경찰 동원, 소방 동원, 현장 지휘가 매우 부족했다. 이런 것들이 더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유가족들이 가장 비통해하는 것은 내 아이의 시신을 찾기 위해 여러 문의를 하고 심지어 어떤 분은 '돌아가신 분 옆에 있었는데 쫓겨났다. 나중에는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헤맸다' 이런 진술을 통해 볼 때는 사후 수습도 매우 미흡했다"며 "유가족들을 떨어뜨려놓기에 급급하고 이분들에게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다만 아쉬운 것은 사고 책임이 있는 분들이 그 책임을 회피하고 사퇴하지 않고 있는 점, 유가족들이 '내 아이가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고 왜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된 구조를 받지 못했는지 밝혀달라' 이런 것들은 미제로 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가족 명단, 인파 위험 예측과 관련해 위증 논란에 휩싸인 이 장관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고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 위원장은 "무조건 한다고 하면 정략적이지 않나. 그래서 (자당 의원들에게) 그동안 청문회나 국조특위 과정에서 어떤 분들이 잘못된 발언을 햇고 어떤 처리를 해야 되는지 따져보고 정리해서 이야기를 달라 말씀 드렸다"며 "자료 조사 중이기 때문에 오늘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주장한 이태원 참사 특검에 대해서는 "현재 특수본(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내용은 저는 완전히 부실수사라고 보는데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며 "검찰수사도 부실하면 특검을 해도 좋은데 일단 국회 차원에서 특검을 주장할 수 있지만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생각"이라고 우 위원장은 말했다.

유가족이 요구한 상설 조사기구 설치에 대해 우 위원장은 "유가족 전체, 부상자 전체, 목격자 전체를 인터뷰해서 사건 자체를 재구성하는 진상조사기구를 후속 대책으로 (필요하다)"며 "정치인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전문가와 실무적인 조사를 하는 조사위원들로 조사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이태원 지역 상인인 남인석 씨(뒷줄 왼쪽)가 진술 중에 눈물을 흘리자 유가족들이 함께 울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세 차례 청문회, 한 차례 공청회, 두 차례의 기관 보고와 출장 조사를 통해 나름대로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책임 규명, 재발 방지에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유가족이 요구한 조사기구 설치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 화요일에 청문보고서 채택 회의를 하는데 보고서를 보고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하겠다"며 "세월호 같은 경우 9차례 조사하고 비용 많이 썼지만 처음 밝혀진 것과 그렇게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게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왜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부정적 입장을 시사했다.

정의당은 이날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회견을 통해 국정조사 종료에 따른 요구안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먼저 "국정조사 기간 내 위법이 밝혀지고 허위 증언이 드러난 증인을 국조특위가 반드시 고발해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특검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또 "국회 내에 재난안전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입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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