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기업, 올해 설계용 AI 연구에 3억달러 이상 투자”

■ 한국 딜로이트 그룹 전망

“투자금 매년 20%씩 증액

3년 뒤 5억 달러 달할 것”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칩 설계를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에 올해 3억 달러(약 4038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칩 설계는 소비전력(Power), 성능(Performance), 면적(Area) 등 ‘PPA’에 최적화된 소자 배치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는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고집적도 칩 설계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13일 공개한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 열어준다’는 제목의 리포트 국문본을 통해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자체 칩 설계 AI 개발 및 타사 툴 활용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매년 20%씩 투자금을 증액해 2026년에는 글로벌 업체들의 관련 분야 투자 규모가 5억 달러(67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기술로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와 성능이 2년마다 2배씩 늘어나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공식)’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케이던스는 최근 한 명의 엔지니어가 AI 툴을 사용해 10일 만에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휴대전화 칩의 성능을 14%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3% 감축했다. 기존에는 10명의 엔지니어가 수개월 동안 작업을 해야 가능했다.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업체 미디어텍은 AI 툴을 활용해 핵심 프로세서 부품의 크기를 5% 줄이고 소비전력을 6% 감축했다. 한국딜로이트그룹 관계자는 “AI 기술이 단기간 고집적 반도체 설계 실현으로 ‘무어의 법칙’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미세공정 경쟁과 비용 문제, 공급 부족 등의 리스크는 AI 기반 반도체 설계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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