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구조적 수출 감소 충격과 3가지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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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비상이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0일까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감소 해법은 기존 산업의 기술 고도화와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대중 수출 감소를 보전해 줄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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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수출이 비상이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0일까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속적인 수출 감소 추세는 크게 우려된다. 경상수지를 악화시켜 대외신인도를 낮춰 자본 유출을 불러올 뿐 아니라 경기침체와 실업도 늘게 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수출 감소세가 일시적이라기보다 구조적이라는 데 있다. 지난 6∼8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많은 석학은 한국의 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세계 경기가 구조적으로 장기침체 국면에 들어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우리 수출 감소가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와 연관이 있으며 산업구조의 전환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구조적이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명목 수출금액의 추세도 2011년 이후 2017년까지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횡보를 보이고 있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에 의한 불황형 흑자다. 구조적 수출 감소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첫째, 신산업과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조선·철강·전자 등 기존의 주력 산업은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수출 감소 해법은 기존 산업의 기술 고도화와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최근 부상하는 바이오·배터리·반도체·군수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산업구조에 맞게 구축된 대학과 정부 연구소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 산업구조의 전환기인 지금 정부가 신산업에 대한 인적·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할 때 수출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수출 기업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도 과감히 늘려야 한다. 반도체만 해도 경쟁국인 대만·일본·중국·미국 모두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수출선을 다변화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중국의 부품 공급원으로서 대중(對中) 수출을 늘려서 무역 흑자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무역 환경은 크게 변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저렴한 반도체·부품·원자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대중 무역에서 흑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체 수출의 25%에 이르는 대중 수출이 감소할 경우 경상수지 악화로 경제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대중 수출 감소를 보전해 줄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셋째, 엔화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도 경계해야 한다. 한·중·일은 비슷한 산업·수출 구조여서 수출은 환율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엔화 가치가 지금처럼 달러당 130엔대인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은 960원대까지 내려갔는데, 더 낮아질 경우 수출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외환 당국은 엔화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고려해 원·달러 환율을 관리해야 한다. 과거에도 원·엔 환율이 급락하는 바람에 경상수지 악화로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자본이 자유화된 개방경제에서 수출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수출 증대를 위해 신산업과 수출 기업에 대한 정책 당국의 과감한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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