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 시대...14년 만에 가장 높아
(지디넷코리아=조성진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3.50%로 결정하며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측은 경제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5%대 전망
1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3.50%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1월(4.00%)에서 12월(3.0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단담회에서 “이번 금통위에서 3명의 위원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당분간 그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라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3명은 3.75%까지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 1.7%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3개월 이후의 금리인상 전망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물가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확대,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12월에도 5.0%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에서 2월 사이 5% 내외를 나타내다가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치(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유럽의 날씨가 따뜻하고 미국의 견고한 노동시장을 볼 때 기존 대비 경제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중국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다만 중국이 빠르게 회복된다면, 국내 경상수지에는 좋은 영향을 끼치겠지만, 국제유가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에너지물가”라며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폭,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불완성 완화...여전히 주의해야
현재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시장안정화 대책,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불안이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시장 금리는 하락하고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비우량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등에 대해서는 높은 신용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다.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수신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 잔액 규모는 257조9천억원으로 2조8천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12월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58조1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3천억원 증가했다. 같은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798조8천억원으로 11월보다 3조1천억원 증가했다.
한은, 추가 금리 인상...미국, 유럽에 비해선 강도 '완만'
이번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7개월동안 기준금리를 3.00%p 끌어올리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자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경기 역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기축통화국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만에 4.25%p를 인상했고, 유럽 중앙은행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만에 2.50%p를 올린 것을 놓고 봤을 때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강도는 완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총재는 “향후 성장 전망에는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둔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 반대방향의 정책을 펼칠 수는 없었다”며 “최근 미국에서 금리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신호들이 보이고 있어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전개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성진 기자(csjjin2002@zdnet.co.kr)
Copyright © 지디넷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1월 경상수지 6.2억 달러...전월比 29% 감소
- 12월말 외환보유액 4231억6천만달러...전월比 1.69% 증가
-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상…정교한 정책 필요"
- 11월 은행 대출금리 연 5.64%‥전월 대비 0.38%p 올라
- 지스타2024 D-1, 부산에 대작 게임 총출동...기대작 엿본다
- 배달앱 상생협의체 내일 개최...합의 성사될까
-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AI 기본법 연내 통과 희망"
- 카카오, 오픈채팅 151억 과징금 행정소송...'개인정보 정의' 쟁점
- 이석희 SK온 대표 "트럼프, IRA 급진적 개정 어려울 것"
- 유증 철회한 최윤범,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직서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