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Preport] '꺼진 주작' FPX
(MHN스포츠 이솔 기자) 무려 2년간 타오르며 '주작'의 기세를 뽐냈던 펀플러스 피닉스(FPX)가 그 열기를 다했다.
FPX는 상대적으로 이른 지난 12월 말 로스터 구성을 마쳤다. 이번 시즌 용병 없는 리빌딩을 천명했던 FPX는 MVP를 쓸어담았던 클리드, 그리고 전패 탈출의 키카드 서밋과 모두 작별을 알렸다.
영입
FPX 또한 LGD, V5(NIP), iG와 더불어 '가성비 라인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미드라이너 '케어' 양지에, 원거리 딜러 'LWX' 린웨이샹 등 기존 선수단에 더해 탑 라인에는 LGD 출신 '피어니스' 천궈지가, 정글러로는 UP 출신 '해커' 양지하오를 영입했다.
서포터로는 2군 출신 레레 당보린을 콜업했다. 팀에게 우승을 안기기는 했으나, 이렇다 할 큰 활약은 없었던 관계로 큰 기대감보다는 '익숙한 맛'을 노린 콜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 정통 서포터답게 지원형보다는 앞으로 들어가는 '돌격형' 서포터다.
다만 이니시에이팅 각을 보는 데 탁월한 편은 아니며, 상대의 공세를 받아치는 데 장점이 있는 받아치기형 서포터다. 특이점으로 '승리 보증 수표'였던 유미로 지난 시즌 1승 2패를 기록했다.
주력 챔피언은 노블레쓰 중 3인방 노틸(60경기, 최다활용)-쓰레쉬(35경기 승률 68%)-레오나(32경기 승률 56%)이나 정작 지난 시즌 카르마로 플레이오프 전승(6승)을 기록했다. 카르마는 커리어 통산 12전 10승 2패(승률 83.3%)로 10전 이상 챔피언 중 승률 최상위에 올라 있다.
방출
감독 '스테이크' 처우뤼시, 코치 '린' 김다빈과 더불어 두 한국인 용병들, 그리고 서포터 '항' 후밍항과 모두 작별했다.
이견 없는 가장 큰 손실은 정글러 클리드다. 일부 팬들은 고개를 저을 수 있지만, 클리드는 FPX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멱살캐리'하며 라이너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홀로 빛났다.
정글 동선은 물론 1-1 교전, 갱킹, 오브젝트 등 모든 부분에서 빠지지 않는 활약을 선보이며 MVP 7회(팀내 최다, 공동 14위)를 수상하며 팀 내에서는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인 그는 팀의 부진에 가려 활약이 저평가됐다.
그가 부활한 결정적인 계기는 징동전에서 미드라이너 케어가 각성했기 때문이지만, 이후 타 선수들의 폼과는 상관 없는 원맨캐리 그 자체를 보여줬던 관계로 주관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서밋은 말할 필요 없는 FPX의 반등 요인이다. 투입 자체만으로 전패에 빠졌던 팀을 LPL 우승자를 꺾는 팀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비록 플레이오프에서는 부진했으나 메타 챔피언을 못 다루는 샤오라오후보다는 좋은 선택지로 활약했다.
특히 칸-너구리 등 당대 최강 선수들의 기량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지는 '탑의 무덤' FPX였던만큼, 그가 보여준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서포터 항 또한 LWX에게 다소 빛이 가린 케이스다. 엄밀하게 말하면 2022 서머의 LWX는 지는 해였다. 그를 보좌하며 팀의 반등을 이끌고자 했으나, 공교롭게도 '지원형 챔피언'의 시대가 도래하며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미래
좋은 선수들을 모두 내보낸만큼, 두말할 것 없는 암흑기다. 탑 라인에서는 피어니스보다도 제이스를 잘 다루는 샤오라오후가 그나마 희망이라고 할 수 있으며, 팀 전체적으로는 플레이오프에서 '2차 각성'을 선보였던 케어의 분전이 인상에 남는다.
그러나 '던전앤파이터'도 아니고 매 번 각성할 수는 없다. 케어에게 루키와 같은 모습인 '1인 군단'을 바라기에는 보여준 것들도, 챔피언 풀도 부족하다.
지난 시즌 팀의 구멍으로 평가받던 정글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며, 탑 라이너도, 원거리 딜러도 제 살길 찾기에 바쁘다.
막 올라온 2군 서포터는 물론이며, 감독도 2군에서 올라온, LPL 경험이 미진한 감독이다. 케어의 입장에서 좋은 말로 하면 '리빌딩' 완료지만, 사실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이라는 빈 껍데기만 남은 셈이다.
'주작'의 힘을 빌리지 않는 한, FPX가 날아오를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오해는 금물이다. '주작의 힘'은 LWX가 2021년 아펠리오스 '화염포 카이팅'으로 상대 전원을 빨아들이며 생존했던 그 모습, 혹은 '새끼 주작'들을 바르게 지도했던 도인비가 탑/정글로 전향해 FPX를 구원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 등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FPX는 LGD-(iG)-WE-AL과 순위표 하단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G와 더불어 그나마 상황이 나아보이는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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