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김성태 귀국, 檢 시나리오 의심"···진중권 "또 음모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욱 기자

[서울경제]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시나리오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또 음모론"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12일 전타를 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수사받으러 간 날, 작년 5월에 해외에 나가서 그렇게 오랫동안 (잡히지 않던) 김 전 회장이 8개월 만에 똑같은 날 체포됐다는 게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김 전 회장) 본인으로서는 얼마든지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최대한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하루 사이에 자진 귀국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 않느냐"면서 "어느 정도 꿰어맞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는 "그 시나리오는 검찰이 만들었다고 보나"라고 질문을 던졌고, 안 의원은 "김 전 회장과 검찰 간에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김 전 회장 체포가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그거 판단하면 뻔하지 않느냐"면서 "쌍방울 기업에 여러 가지 약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언급에 진행자는 "유리하다, 불리하다 어떻게 예단하나. 이 대표가 무죄면 김 전 회장이 오든 안 오든 아무런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 했고, 이에 안 의원은 "그건 수사가 진행돼 봐야 안다"면서 "우리가 진실을 함부로 예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같은 안 의원 발언 관련, 함께 방송에 나온 진 교수는 "또다시 음모론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검찰이 횡령 등 혐의로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 싱가포르로 출국해 8개월간 도피생활을 이어오다가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불법체류 여부를 심사받는 절차 등을 밟고 있었는데, 불법체류를 인정하면서 송환 거부 소송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쌍방울 관계자에게 "귀국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 밝힐 것은 밝히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면서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재판을 위한 변호사 비용 20여 억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진행한 대북 사업과 관련한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