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 2만원 눈앞 “외식 겁나요”

2023. 1.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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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룟값·임대료 등 상승도 한 몫
고물가에 소비자 다시 ‘홈겹살’로
가격 경쟁력 높은 수입산도 인기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에서 국내산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김희량 기자

서울 용산구의 프랜차이즈 식당인 A고깃집은 1인분(160g) 기준 국내산 삼겹살 1만8000원, 오겹살 1만9000원으로 아슬아슬하게 2만원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B식당은 같은 중량의 국내산 삼겹살이 1만9000원이다.

이처럼 고물가로 인한 외식가격 폭등으로 식당 삼겹살 가격이 1인분 2만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반면 국내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안정적인 상황으로 식당 가격과 소비자가는 크게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소비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민고기’로 불리는 국내산 돼지 냉장 삼겹살 소비자 가격(100g)은 전날 기준 2484원이었다. 1년 전 가격 2534원, 한 달 전 2509원 대비 소폭(각각 2.0%·1.0%) 내려갔다. 국내산 돼지 목심 소비자 가격(100g)은 전날 기준 2226원으로, 1년 전(2331원)에 비해 4.5%(105원) 내렸다. 삼겹살 한 근(600g) 경우 약 1만2420원으로, ‘금겹살’로 불리며 한 때 2만원을 넘었던 상황에 비해서는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그동안 연도별 국내산 삼겹살(100g) 가격은 2020년 평균 2122원에서, 2021년 2429년, 지난해 2612원으로 오름세였다.

식당에서는 그간 1인분 중량이 160~200g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60g으로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60g을 기준으로 1인분 가격을 비교할 경우, 국내산 삼겹살(약 4000원)와 식당가(약 1만6000~1만8000원)은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고기 가격보다 전반적인 외식 물가 폭등의 영향으로 식당 삼겹살 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식당 삼겹살의 경우 숯값, 인건비, 채소 등 반찬, 임대료, 전기요금 등이 포함돼 있다. 고기를 싸 먹는 쌈채소 가격은 동절기 들어 생육 부진 등으로 가격이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매가 적상추(상급) 4㎏의 전날 가격은 12일 기준 3만3000원으로, 한 달 전(2만560원)에 비해 무려 60.5% 올랐다. 1년 전(2만2780원)에 비해서도 44.9% 인상됐다. 절임 등에 들어가는 도매 양파 15㎏는 2만2540원으로, 1년 전(1만1745원)에 비해 91.9% 상승했다. 전기요금도 새해부터 1980년대 이후 최대 폭인 9.5%가 인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깃값 자체만 보면 최근 추세에서는 비교적 저렴해진 상황”이라면서 “햄버거값이 오른 것을 소고기값 가격으로만 보면 안 되는 원리”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난, 부자잿값, 4대 보험료, 수도세 등 전반적인 가격 인상 여파가 외식 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수입산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삼겹살 관세를 면제한 것이 한 몫 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관세면제 후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의 100g당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6월 1946원에서 10월 1792원으로, 7.9% 하락했다.

실제 A대형마트의 경우 최근 3개년간 전체 삼겹살 매출 중 수입산 매출 비중이 2020년 2.4%에서 지난해 9.2%로, 3.8배 증가한 상황이다. 연말 수요가 늘었던 지난해 11~12월의 경우 매출 비중이 15%까지 올라간 바 있다.

B대형마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470%를 기록하며 국내산 돼지고기 신장률(105%)의 4배가 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사이 올라간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수입 돈육을 찾는 패턴을 만들어냈다”며 “수입 삼겹살에 대한 고정 수요가 존재한다고 보고 꾸준히 (들여오는) 물량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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