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라왕에 놀란 청년들…안전한 임대로 2만명 몰렸다
400대 1 경쟁률로 역대 최고치 기록
“빌라왕 사태 후 민간 전세기피 심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두자릿수를 겨우 넘던 경쟁률이 갑자기 5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10월 이른바 ‘빌라왕 사태’로 피해자들이 속출하자 전세사기 염려가 전혀 없는 공공임대로 청년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본부가 공급한 ‘2022년 4차 청년 매입임대주택’ 50가구에 입주를 신청한 인원은 총 2만903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418.1대1의 평균경쟁률이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LH에서 매입한 주택을 청년(19세~39세)들에게 시중시세 40~50% 수준으로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주로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 주택이 주를 이룬다.
지난 2021년부터 연간 4차례씩 공급하는 청년매입임대의 경쟁률은 그간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적이 거의 없었다. 직전 모집차수인 지난해 9월 3차 모집에선 평균경쟁률이 87.9대1로, 오히려 2차(8월모집·102.3대1)때보다 낮았다. 그러다 연말에 진행된 4차 모집에서 경쟁률이 갑자기 5배 가까이 높아졌다.
고금리에 따른 전세대출 부담과 매물 품귀현상 등이 높은 경쟁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빌라왕 사태에 따른 세입자 피해가 대대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특히 주 피해자층인 청년들 사이에서 확실한 안전성이 담보되는 공공임대 선호현상이 뚜렷해진 게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민간 전세매물 거래는 빌라왕 김모씨의 사망으로 전세사기피해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른 10월 이후 급격히 거래량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전세거래는 4893건으로 한 달 만에 1019건(17%)이 줄었다. 서울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의 월간 전세 거래량이 5000건을 밑도는 것은 2018년 12월(4358건) 이후 3년 11개월만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공공임대주택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라며 “특히 다세대주택 위주인 매입임대 경쟁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빌라 전세사기 사태에 따른 청년들의 자산 손실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년 매입임대 뿐 아니라 신혼부부들을 위한 매입임대(서울) 역시 27.4대1로 역대 최고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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