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장하준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확대? 증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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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경기침체? 우크라전, 기후위기 등 전망 안좋아- "중국이 대안될 수 있다" 당분간 세계 경제 동력될 것- 미중 공급망 분리? 하루아침에 될 문제 아니지만...- 한국, 공급망 영향 안받는 소규모 첨단 기술산업 필요-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극심...고급 중소기업 키워야- R&D, 시장 개척 등 중소기업이 하기 힘든 비용 지원해야- 인플레 원인은 '공급 부족'...금리 인상으로만 해결 안돼-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확대? 증명되지 않은 가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금리 인상을 일단 너무 급하니까 해놓은 건데 장기적으로는 이게 뭐 공급 측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해결이 되는 인플레니까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할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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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경기침체? 우크라전, 기후위기 등 전망 안좋아
- “중국이 대안될 수 있다” 당분간 세계 경제 동력될 것
- 미중 공급망 분리? 하루아침에 될 문제 아니지만...
- 한국, 공급망 영향 안받는 소규모 첨단 기술산업 필요
-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극심...고급 중소기업 키워야
- R&D, 시장 개척 등 중소기업이 하기 힘든 비용 지원해야
- 인플레 원인은 ‘공급 부족’...금리 인상으로만 해결 안돼
-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확대? 증명되지 않은 가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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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월 13일 (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장하준 교수 (런던대)
▷ 최경영 : 경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입니다. 어렵게 모셨습니다. 장하준 런던대학교 교수, 영국에 계시는데요. 지금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장하준 : 안녕하십니까?
▷ 최경영 : 잘 들리시죠?
▶ 장하준 : 잘 들립니다.
▷ 최경영 : 영국은 지금 시각이 어떻게 되나요?
▶ 장하준 : 지금 여기 영국이 한국보다 9시간 뒤라서요. 아직 12일 11시입니다.
▷ 최경영 : 지금 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런던대학으로 옮기셨습니까, 최근에?
▶ 장하준 : 제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1990년부터 32년 동안 교편을 잡고 있었는데 지난 6월 달에 런던대학으로 옮겼어요.
▷ 최경영 : 그렇군요. 위치는 거의 비슷한 곳. 그런데 이제 또 새 책도 나왔더라고요?
▶ 장하준 : 지금 10월 달에 새 책이 하나 나왔죠. 그래서 영어로는 제목이 Edible Economics니까 뭐 먹을 수 있는 경제학 이런 건데 한국판은 3월 중순에 나오기로 돼 있는데. 지금 한국판 제목은 '장하준의 맛있는 경제학' 이렇게 돼 있는데 음식 이야기를 통해서 경제학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에요. 그래서 제1장은 제목이 마늘이고, 2장은 도토리고 뭐 이런 식으로 해서 그 장 제목에 나오는 음식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경제학 이야기로 넘어가는 건데 그 음식과 경제학이 꼭 관련 있는 건 아니고요. 내용은 뭐 불평등 뭐 경제 자유 이런 좀 철학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기후 변화, 복지 국가, 돌봄 노동 뭐 이런 실질적인 주제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 최경영 : 재미있겠습니다. 지금 뭐 재미있는 경제학 책은 나오는 건 축하드리기는 합니다마는 세계 경제는 상당히 좀 불안해 보이는데.
▶ 장하준 : 그렇죠.
▷ 최경영 : 지금 세계은행에서 이야기하는 세계 경제 성장률 1.7%로 내린 거 있지 않습니까? 이 세계은행의 분석에는 동의하십니까?
▶ 장하준 : 글쎄 뭐 방향은 대략 동의하는데 원래 이 경제성장률 전망이라는 게 뭐 부정확하기로 유명한 거죠. 점쟁이보다 못하다 이런 이야기까지 있으니까. 그런데 특히 지금 상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안 끝날지도 모르고 또 최근에 기후 변화 때문에 재난이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잖아요. 무슨 뭐 산불에 홍수에 뭐. 그리고 뭐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더 힘든 것 같아요. 뭐 정확한 숫자는 사실 제가 보기에 큰 의미가 없고 다만 방향이 그렇게 하향 조정할 정도로 전망이 안 좋다. 뭐 그런 데는 동의합니다.
▷ 최경영 : 지금 상황을, 2023년을 경기 침체라는 단어로 우리가 써도 됩니까? 경기 침체입니까?
▶ 장하준 : 글쎄요. 뭐 경기 침체라는 게 경제학에서 정의하기는 4분기 중 두 번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이제 그걸 경기 침체라고 하는데요. 글쎄 꼭 마이너스까지 갈지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미국이 지금 또 인플레가 좀 한풀 꺾였고, 최근에 나오는 보도를 보면 독일이 사실 러시아 가스 때문에 타격이 제일 심할 거라고 봤는데, 지금 상황은 꼭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래서 유럽도 뭐 꼭 마이너스 갈지는 모르겠는데 워낙 생각하기 힘든 변수가 많아서. 방금 말씀드린 대로 꼭 마이너스가 될 거다, 안 될 거다. 뭐 그렇게까지 저는 이야기를 못 하겠네요.
▷ 최경영 : 아마 만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찰스 굿하트 교수 같은 경우에 인구 이야기하면서 “고물가나 고금리 현상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시잖아요? 중국의 고령화 때문에 그렇게 보는 건데, 어떻게 보세요, 그런 거는?
▶ 장하준 :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이제 고물가나 고금리가 몇십 년 갈지 저는 꼭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그사이에 여러 가지 기술이 개발될 수도 있고 또 제도가 변할 수도 있고 그래서. 예를 들어 노인 고용을 확장하는 그런 정책을 쓸 수도 있고 또 자동화가 많이 돼서 인력이 옛날만큼 필요 없어질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뭐 그렇게 그냥 몇십 년 예측하는 건 저는 사실 조금 위험한 거라고 보는데.
▷ 최경영 : 적절하지 않다?
▶ 장하준 : 그런 방향의 움직임이 있기는 있는 거죠. 그러나 사람이라는 게 그런 문제가 생기면 장기적으로 보면 또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그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뭐 그렇게까지 몇십 년 보고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아요.
▷ 최경영 : 그건 아니다? 말씀대로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이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그런데 중국이 올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좀 성장이 지난해보다는, 그래도 다른 나라들보다는 나을 것 같다, 이런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장하준 : 그렇죠. 뭐 중국은 지금 우리나라가 이제 7, 8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투자를 많이 하고 그게 또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서 수출 많이 하고 성장 많이 하고 뭐 이런 선순환 구조에 지금 들어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제 그것도 또 몇십 년 가지는 않죠. 우리나라도 그런 게 끝났던 것처럼 이제 사실상 성장률이 많이 낮아지기도 했고 그게 점점 다른 거로 변화를 할 텐데. 지금 당장은 그런 선순환 구조에 들어있고 그다음에 금융 시장을 개방을 안 해놓았었기 때문에 2008년, 2009년 국제 금융위기에 타격을 별로 안 입었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뭐 우리나라도 포함해서 그때 타격받은 거 때문에 아직도 멍들어 있는 게 많아서. 그런데 중국은 상대적으로 그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에. 그래서 뭐 당분간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동력 중 하나가 되지 않겠나. 이제 그런 건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 또 뭐 지금 단기적으로는 변수들이 있죠. 지금 코로나를 갑자기 풀었는데 이게 뭐 지금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 최경영 : 그렇죠.
▶ 장하준 : 몇 억 명이 지금 이제 감염이 되고 있고 과연 그 의료 시스템이 견딜 수 있느냐? 그래서 그게 너무 안 되면 결국 다시 또 봉쇄하고 이래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또 문제도 있을 거고. 그래서 뭐 그냥 아주 단기적으로 또 코로나가 변수가 되기 때문에. 하여튼 지켜봐야겠지만 한 3년, 5년, 한 10년까지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동력이 되겠죠.
▷ 최경영 : 3년, 5년, 10년까지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동력이 되겠다? 그러나 미·중이 지금 계속 갈등을 하면서. 특히 반도체 같은 경우에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그게 혹시 미중 공급망 분리 때문에 그런 거 아닌지 그런 우려도 들고요. 어떻게 보세요? 우리는 그런 어떤 혜택을 볼 수 있습니까?
▶ 장하준 : 글쎄요. 그게 사실 중국은 제가 보기에는 지금 현재 미국하고 정면 대결할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이제 미국 입장에서는 ‘이거 잘못 놔두면 10년, 20년 있으면 진짜 우리가 잡아먹히겠다.’ 그러면서 일부, 특히 이제 군사 첨단 기술 같은 데, 민감한 그런 반도체 같은 데에만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거지, 지금 전 지구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놓은 것을 미국이 원한다고 해도 그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고. 그리고 지금 미국이 지난 3, 40년 동안 소위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쓰면서 금융 중심으로 해서 제조업 같은 걸 많이 경시했기 때문에 그걸 다시 재건하는 게 하루아침에 될 수가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일부 부문에서는 어떤 식으로라도 이제 중국을 따돌리기 위한 정책을 펴겠지만 전반적으로 공급망이 당장 분리된다든가 뭐 이런 일은 저는 없을 거라고 봐요, 당분간은. 물론 이제 중국도 한 2, 30년 지나서 중국이 이제 ‘한판 해보자.’ 뭐 이런 자세가 되면 그때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중국은 싸우고 싶지가 않거든요. 아무리 뭐 발전을 많이 했다고 해도 지금 뭐 기술력이나 군사력으로 미국하고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중국 입장에서는 싸우고 싶지는 않죠.
▷ 최경영 : 지금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니까 좀 안도가 되는데. 공급망 분리를 하더라도 지난 3, 40년 동안 이렇게 체계가 잡혀진 거기 때문에 그것도 어느 정도 분리를 하려고 해도 3, 40년은 걸릴 것이다. 그런 말씀이시죠?
▶ 장하준 : 그렇죠. 지금 워낙 중국 중심으로 세계 공급망이 재편이 됐기 때문에 이거를 지금 예를 들어 인텔이 다음 짓는 반도체 공장은 뭐 중국에 안 짓고 말레이시아에 짓는다. 이런 식으로 하자면 예를 들어 중국에 있는 공장을 100개 정도가 아니라 1,000개, 10,000개를 다른 데로 옮겨야 되는데 그걸 하루아침에 할 수 없죠.
▷ 최경영 : 그렇죠. 그걸 하루아침에 할 수는 없다? 그런 상황이라면 한국이 중국으로부터도, 미국으로부터도 이득을 한국 제조업이 얻을 수 있는 그런 포지셔닝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습니까?
▶ 장하준 : 지금 그러니까 현재 위치에서는 어느 정도 덕을 보고 있는데. 이제 걱정스러운 건 지금 체계가 계속 가지는 않을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미리 좀 앞으로 내다보고 뭔가 ‘한국은 없으면 안 되는 나라다.’ 양쪽에서 다 그렇게 볼 수 있는 위치에 가려면 남들이 못 만드는 물건들을 많이 만들어야 되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그게 이제 주로 부품 소재 산업이라든가 뭐 신에너지 기술이라든가 신소재 산업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하루아침에 공장을 다른 데로 옮길 수 없는 그런 기술들이 있어요. 지금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이런 나라들이 사실 그런 게 강해서 잘사는 나라들인데. 그러니까 우리가 보기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어떤 특수한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스위스 회사인데 전체 매출 내역으로 보면 뭐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100분의 1도 안 되지만 그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뭐 70%가 된다. 뭐 이런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런 나라들에는.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기업이 있어야. 뭐 일본도 사실 그런 게 강하고. 중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괄시할 수 없는 나라가 되는 거죠. 그러나 이게 그냥 말하자면 대량 생산 중심으로 해서 빨리 다른 데로 공급망을 옮길 수 있는 그런 산업이 아니라 소규모지만 첨단 기술로 절대 공급망을 옮길 수 없는 그런 산업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 최경영 : 결국은 평범한 상품, 커머더티라고 하는 그 시장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전을 해야 되는데. 그런데 그런 체력이 물론 대기업들은 조금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우리 공단이나 이런 데 가보면 있잖아요? 우리 제조업이 지금 그런 상황인가, 그럴 수 있는가. 여기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지금 기업들 간의 말하자면 양극화가 심한데.
▷ 최경영 : 격차가 너무 커요.
▶ 장하준 : 대기업들은 정말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많은데 중소기업들은 지금 너무 약하단 말이에요. 사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그런 부품 소재 산업 같은 것은 중소기업 산업이거든요. 그게 제일 유명한 게 독일의 중견기업이라고 해서 미텔슈탄트 뭐 이렇게 부르는데 말하자면 한 500명에서 2,000명 고용하고 1년에 매출액 10억 불, 100억 불 뭐 이 정도고. 그런데 남들이 절대 할 수 없는 기술을 갖고. 무슨 뭐 신장 투석기를 만든다든가 어떤 특수한 화학 물질을 만든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번영하는 기업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을 그런 거로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지금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가 너무 대기업 중심으로 정책을 폈기 때문에. 물론 필요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데에 눈을 돌려서 중소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그러니까 고급 중소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정책 위주로 가야 합니다.
▷ 최경영 :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중소기업 위주의 그런 부품 소재 산업, 신소재 쪽이 발달을 하기 위해서 대기업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 장하준 : 그렇죠. 그러니까 이제 그걸 잘하는 나라들을 보면. 예를 들어 독일, 이탈리아, 대만 뭐 이런 데를 보면 그걸 다 정책으로 합니다. 물론 대기업과 또 하청 관계를 통해서 공존을 하면서 대기업이 키워주고. 일본이 이제 그런 식으로 많이 했는데 독일 같은 경우를 보면 이탈리아도 그렇고 지방정부에서 은행이라든가 연구소라든가 이런 걸 갖고 중소기업들을 지원해요. 그러니까 그 지역에 특화된 중소기업들을 그런 걸 통해서 지원을 하고 대만 같은 경우도 국책연구소가 있어서 거기서 중소기업들이 돈이 없어서 못 하는 연구를 해 준다든가. 뭐 말하자면 대기업들이 매킨지 같은 거 불러서 받을 조언 같은 걸 그런 기관에서 해 준다든가 해서 중소기업들을 도와주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또 필요하죠. 물론 뭐 일본이 한 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어떤 특유의 공생관계를 통해서 또 할 수도 있지만 정부 정책이 많이 필요합니다.
▷ 최경영 : 그렇군요. 정부의 정책이, 뭐 강제하는 정책을 할 수는 없을 거고 시장에서 뭔가 유도하는 정책 쪽으로 가야 될 것 같은데 그런 게 뭐가 있을까요?
▶ 장하준 :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게 기본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개발이라든가. 그다음에 노동자 훈련이라든가, 수출 시장 개척이라든가 이런 건 기본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하기가 힘들단 말이에요. 대기업 같은 경우는 자기들이 돈이 있으니까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런 걸 못하는데. 중소기업이 성공한 나라를 보면 뭐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이런 데를 보면 정부가 그런 걸 잘 지원을 해 줘요.
▷ 최경영 : 그렇군요. 사업 환경, 사업 인프라의 하드웨어적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다 정부가 좀 지원을 아주 정밀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 장하준 : 정확히 요약해 주셨습니다.
▷ 최경영 : 세계 경제 관련해서, 미국 금리 인상 관련해서 안 여쭤볼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이게 계속 갈까요? 아니면 3분기쯤에 멈출 거다. 이런 예상들도 많은데 멈추고 나서는 또 금리 인하를 내년에 할 거다. 아니면 3, 4분기에는 시작할 거다.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 글쎄요. 제가 뭐 금융 전문가는 아니라 정확한 타이밍까지는 말씀 못 드리겠는데 우선 한 가지 중요한 게 지금 인플레는 다른 때랑 달라서. 이게 공급 측 요인에 따라 생긴 인플레기 때문에. 그러니까 보통 인플레가 뭐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주로 많이 일어나는 게 뭔가 이렇게 금융 시장 같은 게 과열되고 돈이 많이 몰리면서 그게 희귀한 재화를 쫓아다니니까 일어나는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갑자기 기름이 안 들어오고, 천연가스가 안 들어오고, 곡물이 안 들어오고 이래가지고 생긴 게 많거든요. 그래서 단순히 금리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것을 말하자면 공급적인 면에서 뭔가 행동을 취해야 궁극적으로 해결될 문제인데 지금 일단 처음에 나왔을 때 겁나니까 그냥 일단 금리를 확 올려서 재워놓았는데 이제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서 해결하다 보면 경기 침체가 오고 실업이 늘고 하니까 계속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뭐 어차피 계속 그것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제 단기적인 방법이죠. 금리 인상을 일단 너무 급하니까 해놓은 건데 장기적으로는 이게 뭐 공급 측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해결이 되는 인플레니까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할 거고. 지금 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인플레가 지금 한풀 꺾이기 시작했고 뭐 유럽 특히 독일 같은 경우는 인플레는 아직도 높은 편이지만 비교적 잘 견디고 있거든요. 그래서 뭔가 상황이 조금 호전되면 다시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가겠죠. 왜냐하면 지금 금리를 높여 놓으니까 주택담보대출 받은 사람들 뒷목 잡고 또 막 실업 늘어나고 이러니까 그건 지속할 수가 없거든요, 해서도 안 되고. 제 생각에는 이제 어느 정도.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가 한풀 꺾이면서 뭔가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 최경영 :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면 파월이 해야 될 부분이 있고 바이든이나 시진핑이나 독일 정부나 이렇게 세계가 공조를 해야 될 부분이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부분은 중앙은행장의 부분이 아니고 정치적으로, 국제 정치적으로 풀어야 될 문제들이 꽤 있다?
▶ 장하준 : 그렇죠. 우선 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중재를 해서 잠재워야 될 거고. 그다음에 이제 뭐. 지금 사실 또 코로나에다가 이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이 지금 부채. 외채를 많이 지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다가 지금 막 금리를 올려버리니까 지금 80년대에 났던 것처럼 제2의 외채위기가 나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문제도 미리 좀 막아야 될 거고. 하여튼 지금 국제적 공조를 통해서 해결할 일들이 많죠.
▷ 최경영 : 제2의 외채 위기는 우리는 괜찮죠?
▶ 장하준 : 뭐 한국은 지금 그거에 들어가 있는 나라는 아니고.
▷ 최경영 : 그거는 아니죠. 법인세 인하 관련해서 국내에서는 좀 정치적인 논쟁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이 시기에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확대 가능합니까?
▶ 장하준 : 글쎄요. 뭐 법인세 인하가 투자를 확대시킨다는 거는 설이지 증명된 일이 없어요. 그리고 뭐 그냥 일단 보기만 해도 예를 들어 유럽에서 영국은 법인세가 낮은 나라입니다. 19%. 스위스는 그거보다 한참 높아서 27.5%. 독일은 29.8%. 그러니까 세 나라의 GDP 대비 투자를 보면 영국은 17%고, 독일은 22%고 스위스는 26%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법인세가 제일 낮은 나라가 투자가 제일 낮아요. 그러니까 법인세가 물론 투자 결정 요인이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법인세가 낮은 게 그렇게 좋다면 뭐 기업들이 다 파라과이, 불가리아 이런 나라로 옮겨가죠. 왜냐하면 그 나라들은 법인세가 10%인데. 그런데 안 간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그 나라는 말하자면 음식점으로 말하면 음식값은 싸지만 음식이 맛이 없거든요. 이 정부가 세금을 조금 걷어가는 대신에 서비스가 안 좋단 말이에요. 서비스라고 하는 게 정부 자체의 서비스도 있지만 예를 들어 교육 수준이라든가 사회 간접자원이라든가 이런 게 안 좋기 때문에 거기에 다른 나라 기업들이 안 간단 말이에요. 그런 식으로 보면 결국 중요한 거는 전반적인 투자 환경이지 세금만 갖고 이야기해서는 안 돼요. 그러니까 실제로 기업들한테 외국에 투자할 때 어떤 걸 제일 많이 보냐. 뭐 이런 걸 물어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들이 사회 간접자본하고 노동력의 질이거든요. 법인세 뭐 규제 이런 거는 순위에 있기는 있지만 5등, 6등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중요한가를 이제 잘 생각을 해봐야 되는 거죠.
▷ 최경영 : 알겠습니다. 복지 관련해서 지금 복지 예산 두고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복지인데 복지가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아서 없는 사람에게 주는 복지는 복지가 아니다. 이렇게 정의를 하셨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복지가 되나요?
▶ 장하준 : 글쎄요. 제가 이제 한마디로 조금 더 알기 쉽게 표현을 한 게 있는데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공구다. 그게 뭐냐 하면. 공동구매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복지. 물론 이제 공동구매를 하기는 하되 이제 누진세라는 것도 있고 뭐 소득이 낮은 사람은 소득세를 아예 안 내고 이러니까 내는 돈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공짜는 아니거든요.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부가가치세 내잖아요. 그리고 조금 소득이 생기면 작지만 소득세도 내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절대 공짜가 아니고 누구나 다 돈을 내는 건데 상대적으로 이제 돈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비싸게 사는 것이지만 이게 공동구매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공동구매로 해서 가격을 낮추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일 좋은 예가 뭐냐 하면 미국이 의료보험이 우리나라 같이 공공의료보험이 없잖아요. 그래서 다 이걸 개인 의료보험하고 하니까 이게 시스템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서 가격이 높아요. 그러니까 미국이 GDP 대비해서 17%를 의료비에 쓰는데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거의 2배 가까이 되는데 건강지표는 선진국 중에 꼴찌란 말이에요.
▷ 최경영 : 시간이 너무 아쉽네요. 교수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장하준 런던대학교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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