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게 불리한 우크라 상황 돌파할 수단 없다"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지원 서방 결속력 약화 불가능
장기전 대비하며 유럽 지치길 바랄 뿐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거의 승리하는 일이 없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할 수단이 고갈되고 있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우드로 윌슨 센터 케난 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 조셉 드레센은 러시아 정부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 지원국들 사이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모든 부문에서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상황이 좋지 않다. 한동안 계속 그럴 것이며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게 저항하지 못하고 금방 항복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 의지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 러시아군의 형편없는 실력에 맞닥트렸다. 또 미국과 유럽이 신속하게 수백억 달러의 무기 및 인도지원에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우리는 언제까지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동맹국 및 협력국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모든 에너지 공급을 위협해 유럽을 “얼려버리겠다”고 위협하면서 전 세계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고 에너지 수입원을 교체하거나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등 집단적으로 맞대응하면서 푸틴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당초 1주일 이내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전쟁이 320일을 넘으면서 러시아 정부가 대혼란을 일으킬 수단이 소진됐다.
미 애틀랜틱 카운슬의 러시아 전문가 브라이언 위트모어는 “지금은 러시아가 달리 힘쓸 여력이 없다고 본다. 러시아가 겨울에 유럽을 얼려버리겠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 결의가 약해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수십 년에 걸쳐 끈질기게 구축해온 서방의 경제 관계가 차단되고 서방 내 정보망도 무력화됐다.
위트모어는 “러시아가 무력 이외에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가 금융시스템에 통합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 정보망 내부에도 깊이 침투했다. 제재가 모든 것을 바꿔 러시아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가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산 석유에 상한선을 부과하면서 러시아는 하루 1억7200만 달러를 손해보고 있다. 손해 규모는 EU가 다음 달에 제재를 추가하면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핀란드의 에너지 및 맑은 공기 연구소가 11일 밝혔다. 연구소는 성명에서 “EU의 러시아 석유 금수는 유럽이 대던 푸틴의 전쟁비용을 삭감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위트모어는 러시아가 중국, 인도 등 강대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이 나라들과 관계도 취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 석유 수입으로 러시아 화석 연료 수출은 하루 6억8800만 달러에 달하지만 러시아와 두 나라 사이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진핑 중국주석은 지난달 말 푸틴과 회담에서 “국제정세가 복잡하고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사이버전 능력은 악명이 높지만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던 서방이 지금은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드레센은 “사이버 공격은 한 번 사용하면 전술을 노출시켜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다시 공격하기 어려워진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능력은 예전만큼 힘있는 무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새해 들어 우크라이나 동부 작은 마을을 공격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탈환당한 영토 일부라도 다시 차지해 지난해 가을의 대 패배를 만회하려는 것이다.
지난 여름부터 전투가 지속돼온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넘어가면 러시아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진격할 수 있겠지만 전쟁 흐름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끈질기게 버티고 있어 러시아가 핵위협을 동원해도 병력을 다른 곳으로 투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위트모어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눈을 크게 뜨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지만 러시아가 옛 소련의 다른 지역이든 어디든 새롭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푸틴이 끔찍한 일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푸틴은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길 바란다. 그러나 푸틴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건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푸틴은 자기보다 우월한 상대 앞에서 거듭 물러섰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파이퍼는 러시아 정부가 핵위협을 실행할 생각이 없다고 서방이 생각하지 않도록 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본다. 그는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발트해 국가를 공격할 능력이 없다. 러시아군 참모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충돌을 어떻게든 피하려 한다.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푸틴이 새로운 재앙을 시도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파이퍼는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장기전을 각오하도록 시도하고 있으며 장기전을 치르면서 시간이 지나면 유럽이 지칠 것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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