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승부치기는 연장 10회부터…주자 2루에서 시작

오는 3월에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정규이닝에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 10회부터 '승부치기'가 벌어집니다.

종전 연장 11회에서 시작하던 게 10회로 앞당겨지고, 주자도 메이저리그에서처럼 1, 2루가 아닌 2루 주자만 두고 시작됩니다.

WBC 연장 승부치기는 2013년 3회 대회 때 연장 13회에서 2017년 연장 11회로, 2023년엔 다시 연장 10회로 개시 시점을 앞으로 당겼습니다.

달라진 연장 승부치기 시점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엔트리 구성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호주와의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 '올인'할 예정인데, 승부치기 상황도 염두에 두고 대주자, 대수비 요원을 대표 최종 엔트리로 발탁했습니다.

포수를 3명 뽑지 않고 최소 인원인 2명만 선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부상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지만, 호주전에 총력을 퍼부어야 하는 상황이라 경기 승패를 우선순위로 두면 포수보다 '조커'로 대주자, 대수비 요원 선발이 더 낫다는 게 대표팀과 WBC 기술위원회의 전략적 판단입니다.

대회 기간 다친 선수는 WBC 조직위가 파견한 의료진의 정밀 검사와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엔트리에 없는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WBC 특유의 투구 수 제한 규정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WBC가 주요 프로리그 개막 직전에 열리기에 WBC 조직위는 투수들의 혹사를 방지하고자 초대 대회부터 투구 수를 관리해 왔습니다.

연습 경기에서 투수는 공을 최대 49개만 던질 수 있습니다.

한계 투구 수는 본선 1라운드에서는 최대 65개, 8강 토너먼트에서는 최대 80개, 준결승 이후에는 최대 95개입니다.

공 30개 이상을 던지면 하루를, 50개 이상을 뿌리면 나흘을 반드시 쉬어야 하고, 이틀 연투하면 하루를 쉬어야 합니다.

'오타니 규정'도 도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MLB는 투타를 겸업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위한 '오타니 룰'을 지난해 도입했습니다.

선발 투수 겸 타자로 출전한 선수가 마운드에서 강판하더라도 타선에 지명 타자로 남아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는 규정입니다.

오타니는 일본 대표로 WBC에 출전해 본선 1라운드에서 한국과 대결합니다.

KBO 관계자는 "WBC 조직위가 MLB 규정을 준용해 대회 규정을 만들어 왔기에 오타니 룰도 MLB처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주영민 기자nag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