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AI 활용 기업 1%→30%로 확대한다
AI 수요-공급 기업 간 협업 추진··· DX 컨설팅 지원
정부가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활용 기업을 1%에서 30%로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금융·행정에 편중됐던 AI 정책을 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AI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 간 협업을 강화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차 산업 디지털 전환 위원회’를 열고 ‘산업 AI 내재화 전략’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AI 활용 기업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공급 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AI 기술은 통신 분야에서 17.1%, 금융 분야에서 11.1% 활용되고 있는 반면 제조 분야의 AI 활용률은 1.6%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술 투자도 클라우드(47.3%)에 집중된 반면 AI 투자는 1.7% 수준으로 저조한 상태다.
더구나 클라우드·데이터 플랫폼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대부분 점유해 국내 기업의 역할은 미미한 상황이다. AI 적용 분야에서는 대기업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나 AI 전문 기업 등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나 해외 솔루션 대비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정부는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 모델로 AI 내재화와 공급 산업 육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 수요 기업의 핵심 설비·공정에 AI 솔루션을 적용하는 1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5개 진행할 계획이다. 그 중 산업 임팩트가 큰 프로젝트는 국가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전 주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가령 기존에 신차 생산 라인을 세팅할 때 1개월이 걸렸던 자동차 생산 기업이 AI 솔루션을 적용하면 이를 48시간 내로 줄일 수 있다. AI 솔루션이 최적 용접점 및 로봇 경로를 배정해주기 때문이다. 이때 수요 기업이 제공하는 산업 데이터도 AI 공급 기업의 레퍼런스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주요 AI 기반 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수요 기업의 로우(Raw) 데이터를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는 데이터 전처리 기술, 현장 작업자의 AI 활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트윈 및 증강·가상현실(AR/VR), 비전문인력도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로우(Low) 코드·노(No) 코드’ 기술 등이다.
정부는 자발적인 디지털 전환(DX) 투자와 성과 창출이 가능한 수요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DX 투자를 진행 중인 500개 중견기업, 스마트공장 고도화 단계에 이른 500개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정부는 이들의 전사적 DX 역량을 분석해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수요 기업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처리·가공할 수 있도록 AI 활용 기반 구축을 돕는다.
산업 AI 융합인력도 양성한다. 산업 도메인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데이터·AI 이해도 증진부터 기본적인 AI 기술 활용까지 맞춤형 기본교육을 진행한다. AI 비전공 인력을 대상으로 산업 AI 대학원 필수 과정을 4~6개월 내 단기 압축 교육해 ‘마이크로 디그리’를 부여하는 전문교육도 실시한다. 산학연 협업으로 ‘산업인공지능 교육센터’를 운영해 이론과 현장 문제해결형 실습 교육도 병행한다.
현장 수요 맞춤형 교육과 산학 협력 프로젝트로 산업 AI 석박사 고급 인력도 양성한다. 중소·중견 기업의 DX 관련 설비투자, 인수합병(M&A) 등 자금 지원을 위한 4000억 원 규모의 산업 DX 펀드도 조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전략을 토대로 우리 산업 전반에 AI가 빠르고 폭넓게 스며들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업들이 생산공정, 제품·서비스 등 기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규제들은 하나하나 살피고 개선해 기업 활동의 장애 요인들을 선제적·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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