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 ‘확대’…경제심리 부진, 中 코로나 불확실성에 경고음 올린 정부

세종=전준범 기자 2023. 1. 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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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높은 수준의 물가 상황과 더딘 내수 회복, 수출 감소 등으로 경제 심리가 부진하다며 8개월째 경기 둔화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2023년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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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023년 1월 최근 경제동향’ 발표
경기 둔화 우려 → 경기 둔화 우려 ‘확대’

정부가 높은 수준의 물가 상황과 더딘 내수 회복, 수출 감소 등으로 경제 심리가 부진하다며 8개월째 경기 둔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엔 ‘경기 둔화 우려’로만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부정적인 톤을 강조했다. 또 ‘중국 방역조치 완화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했다’고 적었던 지난달 표현이 이번 발표에서는 사라졌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2023년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경기 진단은 한 달 전인 2022년 12월 기재부가 발표한 그린북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최근 경기 전반에 깔린 부진이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표현상 변화가 있다면 기재부가 이번에는 경기 둔화 우려 뒤에 ‘확대’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 셈이다.

또 기재부는 전월 그린북에서 “대외적으로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기대, 중국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고 분석했는데, 1개월 만에 중국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상황에 관한 시각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통화긴축 속도, 중국의 방역 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주요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등에 따른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이 지속 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400만명 가까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새해 들어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중국발 입국자의 한국 방문 전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했다. 1월 2일부터 90일 이하 단기 체류자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했고, 5일부터는 한국 입국 48시간 전 발급한 PCR 검사 음성 확인서도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보복 조치에 나섰다. 주한 중국 대사관은 지난 10일 한국 국민에 대한 단기·경유·도착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하면서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통상 당국은 두 나라의 이런 비자 발급 중단 조치가 양국 간 비즈니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5% 줄어들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과 대중(對中) 수출 악화 등이 전체 수출 지표를 지지부진하게 만들었다. 무역적자는 9개월째 지속했다.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3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기재부는 “12월 경상수지는 무역 적자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작년 5월(5.4%)부터 8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1.8% 감소하는 등 내수 회복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0.5% 감소했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全)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작년 12월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4개월째 하락세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기재부는 “설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경제 활력 제고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3대 개혁 등 경제 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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