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고금리 폭탄 1년 더 간다…금리 정점론이 무색한 이유는? [머니뭐니]
이미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8% 넘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작돼도
“가산금리는 더 늘어난다”…주담대 금리 하락은 불확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힘 잃어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조만간 기준금리가 정점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우리나라의 최종정책 기준금리가 3.75%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앞으로 0.25%포인트의 추가 인상 여력만 남았다는 얘기다. 금리 공포감이 한결 수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상당 기간 현재의 고금리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는 하지만 기준금리 하락은 일러야 올해 말에나 가능하다. 게다가 경기침체에 연체율 상승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현재의 7~8%에 달하는 이자폭탄은 기준금리의 정점과 상관없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결정하며,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는 최종정책 기준금리(3.75%)까지 단 0.25%포인트를 남겨두게 됐다. 여기에 다음달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도 베이비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르면 다음달에 최종금리에 다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감에 한은이 올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8% 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논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주담대 금리의 가시적 하락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대다수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이미 최종금리 수준을 선반영해 안정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지난해 11월 5.117%까지 치솟았던 은행채(1년물, AAA) 금리는 꾸준히 하락해 11일 기준 3.977%로 떨어진 상태다.
대출금리 하락을 위해서는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더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이상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떨어진다 해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울러 주담대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최근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달에는 급격한 예금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예금금리 또한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상태로, 올해 큰 변동성을 보이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심지어 기준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대출금리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침체에 따른 대출 수요의 감소와 위험 프리미엄 증가로 은행이 책정하는 가산금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경기둔화와 함께 차주의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은행들의 가산금리는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금리 하락에도 가산금리가 동일하거나 높아진다면 뚜렷한 대출금리 하락세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내려갈 때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다. 최근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관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발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중 올해 중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전무했다.
유럽 투자은행 BNP파리바 또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물가 수준에 대한 우려에 따라 한은이 올해 금리인하 주기를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금리인하는 2024년 1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정책 금리로 3.75%를 제시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듯 기준금리 인하시점이 미뤄지면 대출금리 또한 지금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더는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에 경고를 지속했다. 이에 은행권은 주담대 및 전세대출 금리 등 일부 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금융당국의 경고에 따라 주담대 금리 인하가 전반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역행할 만한 체력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며 “일부 가산금리의 하향조정은 이뤄질 수 있겠으나 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 신호가 나타날 경우 이 또한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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