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새해에도 금리 또 올려…연 3.5%, 최종금리되나(상보)
최정희 2023. 1. 13. 09:50
한은, 금통위 정기회의 개최
기준금리,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물가상승률 5%로 여전히 높은 수준
최종금리 3.5%~3.75%로 의견 분분
장기간 '동결기' 돌입하나, 한 번 더 올리나
◇ 5% 물가, 금리 인상 못 참지
한은 금통위는 13일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연 3.5%로 2008년 12월(4%)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1월 금통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3.5%를 예측한 것과 일치한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금리를 3%포인트 올려 1999년 콜금리 목표제 도입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다. 작년 4월부터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 1월까지 7회 연속 금리 인상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작년 7월 전년동월비 6.3%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12월 5.0%로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단 높은 편이다. 특히 재작년 11월, 12월에 유독 농산물 가격이 높았던 탓에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5.0%로 빠르게 떨어진 것일 뿐, 올 1월과 2월 다시 5% 위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5%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게 한은의 전망이다.
그나마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 4.7%에서 5개월 연속 4%대를 유지하다가 12월 3.8%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지 여부는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둔화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단기금융시장에 나타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연말을 지나면서 줄어든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낮아진 것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하는 데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역사상 최대폭(1.5%포인트)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12월 금리 점도표 기준으로 최종금리가 5~5.25%인데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가 버티는 한 한미 금리 역전폭을 줄이기 위한 금리 인상도 필요해졌다는 평가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등의 우려에 작년 10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4.2원으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 뒤로 하락폭을 키워 환율이 200원 가까이 급락했으나 변동성이 워낙 큰 탓에 언제 어떻게 판이 달라질지 알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 ‘침체 경계선’에 있다는데…경기, 금리 인상 견딜 만 한가
금리 인상기가 1년 반에 접어들면서 금리 인상 근거만큼 금리 동결 등 인상을 멈춰야 할 이유도 쌓여 가고 있다. 최종금리가 현재 3.5%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는 의견과 한 번 더 올려 3.75%에서 멈출 것이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데일리 설문조사 결과 11명 중 6명은 최종금리를 3.75%로, 5명은 3.5%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3.5%는 중립금리(2~3%)를 넘어 경기를 갉아먹는 수준에 진입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부동산, 금융시장 등을 크게 훼손할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의견이 갈릴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0일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더라인(Borderline, 경계선)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작년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7%로 전망했으나 정부는 이보다 낮은 1.6%로 전망했다. ING와 씨티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0.6%, 0.7%로 내다봤고 노무라 증권은 -0.6%로 전망했다. 세계은행(WB)이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을 3.0%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 역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동결’ 소수의견을 내는 금통위원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금리 결정 만장일치 여부를 밝힌 전문가 10명 중 6명이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10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반대했던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낼 만한 위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금통위원 의견을 모으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경기가 빠르게 고꾸라질 것이란 판단이다. 11명 중 4명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한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조차도 “내년 1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면서도 “경제성장률 1%가 위협받는 침체 수준으로 간다면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기준금리,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물가상승률 5%로 여전히 높은 수준
최종금리 3.5%~3.75%로 의견 분분
장기간 '동결기' 돌입하나, 한 번 더 올리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렸다. 기준금리가 연 3.5%로 2008년 12월(4%) 이후 14년 1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기가 기준금리 3.5%에서 종료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5%의 높은 물가상승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이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을 해나갈수록 경기나 부동산, 금융시장 등이 금리 인상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에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 5% 물가, 금리 인상 못 참지
한은 금통위는 13일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연 3.5%로 2008년 12월(4%)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1월 금통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3.5%를 예측한 것과 일치한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금리를 3%포인트 올려 1999년 콜금리 목표제 도입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다. 작년 4월부터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 1월까지 7회 연속 금리 인상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작년 7월 전년동월비 6.3%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12월 5.0%로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단 높은 편이다. 특히 재작년 11월, 12월에 유독 농산물 가격이 높았던 탓에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5.0%로 빠르게 떨어진 것일 뿐, 올 1월과 2월 다시 5% 위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5%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게 한은의 전망이다.
그나마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 4.7%에서 5개월 연속 4%대를 유지하다가 12월 3.8%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지 여부는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둔화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단기금융시장에 나타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연말을 지나면서 줄어든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낮아진 것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하는 데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역사상 최대폭(1.5%포인트)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12월 금리 점도표 기준으로 최종금리가 5~5.25%인데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가 버티는 한 한미 금리 역전폭을 줄이기 위한 금리 인상도 필요해졌다는 평가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등의 우려에 작년 10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4.2원으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 뒤로 하락폭을 키워 환율이 200원 가까이 급락했으나 변동성이 워낙 큰 탓에 언제 어떻게 판이 달라질지 알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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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체 경계선’에 있다는데…경기, 금리 인상 견딜 만 한가
금리 인상기가 1년 반에 접어들면서 금리 인상 근거만큼 금리 동결 등 인상을 멈춰야 할 이유도 쌓여 가고 있다. 최종금리가 현재 3.5%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는 의견과 한 번 더 올려 3.75%에서 멈출 것이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데일리 설문조사 결과 11명 중 6명은 최종금리를 3.75%로, 5명은 3.5%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3.5%는 중립금리(2~3%)를 넘어 경기를 갉아먹는 수준에 진입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부동산, 금융시장 등을 크게 훼손할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의견이 갈릴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0일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더라인(Borderline, 경계선)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작년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7%로 전망했으나 정부는 이보다 낮은 1.6%로 전망했다. ING와 씨티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0.6%, 0.7%로 내다봤고 노무라 증권은 -0.6%로 전망했다. 세계은행(WB)이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을 3.0%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 역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동결’ 소수의견을 내는 금통위원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금리 결정 만장일치 여부를 밝힌 전문가 10명 중 6명이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10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반대했던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낼 만한 위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금통위원 의견을 모으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경기가 빠르게 고꾸라질 것이란 판단이다. 11명 중 4명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한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조차도 “내년 1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면서도 “경제성장률 1%가 위협받는 침체 수준으로 간다면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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