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 15년 만에 첫 국가대표, 이지영의 각오 “민폐되지 않게 최선 다하겠다”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37)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소감을 밝혔다.
이지영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37경기 타율 2할6푼7리(420타수 112안타) 2홈런 37타점 OPS .634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100안타를 달성했고,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전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제2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이지영이 오는 3월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선발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FA 역대 최고 계약(4+2년 152억원)을 따낸 양의지(두산)을 비롯해 유강남(롯데, 4년 80억원), 박동원(LG, 4년 65억원) 등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대형 포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강철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이지영을 대표팀 백업포수로 선택했다.
이강철 감독은 “주전포수는 양의지다. 이지영은 작년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나이가 좀 있지만 잘 움직이고 백업포수로서는 역할을 잘하겠다고 생각했다. 진갑용 배터리 코치와 상의를 했는데 기량도 많이 성장했고 야구도 성실하게 하면서 실력도 부족하지 않아 택하게 됐다”라고 이지영을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2008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이지영은 2009년 1군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12시즌을 뛰었다. 하지만 한 번도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적은 없었다. 이번이 프로 입단 이후 15년 만에 첫 국가대표 선발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한 이지영은 “솔직히 말해서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대표팀 소집도 하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평소처럼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기간 이지영은 WBC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 “기대는 해보겠지만 뽑힐 수 있을까?”라고 답하며 예비 엔트리에만 들어가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히 국가대표 포수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나는 늘 예비 엔트리에만 들어가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이지영은 “정말 대표팀에 선발되니 기분이 좋은게 이루 말 할 수 없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크다. 내가 주전은 아니고 뒤에 나가게 될텐데 중요한 상황에 팀에 민폐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국가대표로 나가는 각오를 다졌다.
키움에서는 이지영 외에도 이정후, 김혜성 등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지영은 “(이)정후에게 ‘선배님 같이 가게 돼서 축하드립니다. 같이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연락이 왔다. (김)혜성이도 연락이 와서 같이 잘해보자고 말했다. 나도 ‘너희들이 열심히 하고 나는 백업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라며 웃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된 한국은 호주, 일본, 체코, 중국을 상대한다. 이지영은 “아직은 다른 팀들의 전력을 신경을 쓸 시기는 아니다. 이제 전력분석팀에서 분석해주는 자료를 받으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할 것 같다. 지금은 그냥 대회 때 잘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시즌 전에 개최되는 WBC는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른 시즌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지영은 “대회 기간이 원래대로면 시범경기를 하는 기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몸 상태는 다 만들어진 상태에서 캠프를 하고 시합을 하고 오는 것이다. 특별히 빨리 준비하기 보다는 운동을 조금 빠르게 시작하는 정도다.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대표팀 주전 포수는 양의지가 맡을 것이다. 하지만 백업포수를 맡는 이지영도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서 경기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나서는 이지영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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