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628채 사들여 전세사기...80억 빼돌린 일당 78명 검거
‘무자본 갭투기’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전세 보증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 7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다세대 주택 628채를 무자본 갭투기로 매수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씨와 임대사업자 김씨 등 일당 78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임차인 37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임대차 수요가 많은 중저가형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동시진행’이 가능한 매물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동시진행’은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맺은 뒤 전세금으로 매물을 매매하는 수법이다.
컨설팅업자, 임대사업자, 분양업자, 주택 매수 명의자 등으로 이뤄진 이들 일당은 각자 매물 물색과 임차인 모집, 계약 작성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분양·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세입자에게 건당 수백만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들이 취득한 불법 수익은 8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신씨가 취한 액수는 1억2000만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좌내역 등을 분석해 김씨가 편취한 금액이 신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을 포착, 공범관계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일당이 다른 빌라왕과 연관된 정황도 발견됐다. 서울 강서구 일대서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여채를 매수한 뒤 지난 2021년 제주도에서 숨진 정모씨 역시 신씨 일당이 배후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신씨가 정씨 뿐 아니라 다른 빌라왕들을 매수인으로 삼아 주택을 사들인 정황을 파악하고 이들 간의 공모관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약서 작성 시 임대인이 변경되는 경우 즉시 임차인에게 통지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경우 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특약란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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