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이적설' 조규성은 전북의 마음을, 전북은 조규성의 마음을 안다

김태석 기자 2023. 1. 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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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전주)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 언제 다시 이런 제안들이 쏟아질지 모른다. 그래서 겨울을 지내는 조규성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런 조규성을 지켜보는 전북 현대의 마음도 복잡하다. 모처럼 품게 된 '월드컵 스타'를 팬들에게 보이지도 못하고 떠나보낼지 모른다. 조규성이 전북에 적을 둔 시기가 길지 않다는 것도 왠지 모르게 아쉽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수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차분히 조규성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후 조규성의 주가가 드높다. 소셜 미디어 팔로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그저 기분 좋아지는 소식만 있는 게 아니다. 축구 선수로서 품고 있을 오랜 꿈이 이뤄질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셀틱·마인츠 등 몇몇 유럽 클럽이 구체적인 제안까지 내놓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현재 조규성은 자신의 에이전트는 물론 현재 몸담고 있는 전북의 김상식 감독,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 등과도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조규성의 뜻은 분명하다. 그는 유럽에 가고 싶다. 하지만 방식도 중요함을 잊지 않고 있다. 언제 떠나야 할지도 중요하고, 어떻게 떠나야 할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겨울에 떠나야 할지 아니면 좀 더 준비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떠나야할지,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드높임과 동시에 떠나게 될 전북에 남겨줘야 할 이적료를 어느 정도 끌어내야할지 모든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이중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은 역시 시기다. 지금 주어지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당장 나가면 꿈인 유럽행은 성공한다. 하지만 시즌 중 이적이기 때문에 당장 실력을 보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월드컵 이후 한동안 휴식을 취한 조규성 처지에서는 생소한 환경에서 곧바로 100% 실력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첫 스타트에서 삐끗하면 다음 단계에서 꼬일 수 있다.

반대로 좀 더 준비해 여름 이적 시장에 나가게 되면 지금 주어지는 기회와 관심이 사라질 수도 있다. 월드컵 후광이 사라지면, 유럽럽 진출 기회를 잡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조규성은 잘 알고 있다.

확실한 건 조규성은 최대한 빨리 지금 상황이 정리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래야 유럽에서 과감하게 도전할지, 아니면 전북에서 집중할지가 결정된다. 곧바로 스페인 동계전지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지체했다가는 본인의 미래는 물론 전북에도 폐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규성의 증언에 따르면,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는 "좀 더 준비해 여름에 나가자"라는 조언을 조규성에게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만의 생각은 아니다.

"가나전에서 두 골을 넣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탔다. 감독 처지에서는 좋은 선수에 대한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고, 잘하는 선수를 보내기 싫은 법이다."

김상식 감독은 더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다. 실조규성의 부쩍 늘어난 실력과 성장한 위상은 전북 처지에서도 쉽게 포기할 만한 것들이 아니기에 "여름에 갔으면"라고 말하는 그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 김상식 감독뿐만이 아니다. 솔직히 전북 프런트 처지에서는 월드컵 이후 조성된 '조규성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유럽에 보내주는 게 속 쓰릴 수 있다. 모처럼 탄생한 K리그의 스타임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팀의 입장만을 고집할 수 없음을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와 김 감독 모두 잘 알고 있다. 조규성은 전북의 이런 태도에 고마움을 품고 있다. 조규성은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신다는 두 분의 생각에 감사하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되도록 '윈윈'하는 결론을 내는 게 현재 전북이 떠안고 있는 최대 과제다. 조규성과 전북은 헤어지더라도 서로에게 최상의 결론을 안겨줘야 한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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