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메쉬코리아 이사진, 창업자 유정범 의장 해임 추진
생사기로에 서 있는 메쉬코리아가 내부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김형설 메쉬코리아 부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진이 유정범 의장이 제시한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반대하면서다. 유 의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사내이사진은 내주 중 이사회를 열어 유 의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앞서 지난 6일 대표이사인 유 의장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유 의장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상법상 의거해 소집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면 김 부사장은 이사회를 강제 소집할 수 있다.
이들은 이후 주주총회를 열어 유통 기업 hy로의 매각을 위한 유상증자 등의 안건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hy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약 65%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사진과 주주 대부분은 이 방안에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이미 지난 6일 회생법원에 제출한 ARS 의견서에 포함됐다.
김 부사장은 유 의장과 회사를 공동 창업한 각별한 사이다. 데이터마이닝 공학 박사 출신인 김 부사장은 자체 통합 물류 관리솔루션 '부릉TMS' 및 '사륜차 배송서비스' 등 주요 시스템을 개발한 핵심 인력이기도 하다. 유 의장과는 미국에서 인연을 맺고 회사 창업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월 OK캐피탈로부터 360억원의 자금을 빌릴 당시 두 사람은 보유 지분 (유 의장 14.82%, 김 부사장 6.18%)을 함께 담보로 맡기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해 회사의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기존 주주는 물론 투자자 사이에서 대표 교체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지만, 사내이사진은 유 의장을 지지해왔다.
이런 김 부사장이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건 회사의 평판이 크게 훼손된 것은 물론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적자 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 사이의 혼란은 계속 가중되고 있어 회사의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OK캐피탈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갚기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유 의장은 자신의 경영권 사수를 위해 몰두했다. 이후 유 의장이 돌연 법원에 ARS를 추진하고, 이에 맞서 OK캐피탈은 P플랜을 신청하면서 회사의 운명은 법원의 손에 넘어갔다.
이사진은 ARS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유 의장의 방안에 대해선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유 의장은 외부 투자자 2곳으로부터 4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OK캐피탈에 대한 대출금 360억원을 우선 변제하고, 나머지 4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사진은 유 의장이 불러들인 투자사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400억원은 각종 채무 상환을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메쉬코리아는 대출금 360억원과 연체 이자 외에도 기술보증보험에 대한 채무와 각종 부가세 등 밀린 세금이 약 150억원, 진코퍼레이션 등 용역 및 하청업체에 밀려있는 대금만 해도 최소 50억원 이상 수준으로 추산된다.
사내이사진의 움직임에 상당수 기존 주주들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들 역시 지분이 전부 소각되는 OK캐피탈의 P플랜보다는 ARS가 더 유리한 조건이다. 사내이사진은 이와 별도로 OK캐피탈과의 협의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 이사진들도 유 의장의 지금 같은 태도로는 회사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거 같다"며 "회사와 임직원들을 살리기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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