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정석은 없어… 자신에 맞는 클럽·연습법 찾아야”[우리 직장 高手]

오해원 기자 2023. 1. 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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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성 피플라이프 멀티채널영업본부장이 지난해 5월 전남 여수시의 세이지우드경도를 찾아 라운드를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춘성 제공

■ 우리 직장 高手 - 오춘성 피플라이프 멀티채널영업본부장

금융일 하며 1997년에 입문

고혈압 진단받고 본격 연습

4년만에 USGTF 자격증 따

프로 지도자지만 자만 않고

동반자들 골프실력 평가안해

나이들어 무리한 연습도 자제

요즘에는 아내와 종종 라운드

오랫동안 함께 즐기는게 목표

오춘성(57) 피플라이프 멀티채널영업본부장은 보험업계에서 소문난 골프 고수다. 167㎝ 73㎏의 크지 않은 체격에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30m로 적지 않고, 안정적으로 70대 스코어를 치는 싱글 골퍼. 더욱이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이 발급하는 프로 자격증까지 갖춰 주변에서 ‘라운드 한번 하자’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업계 사람들이 다수 참가했던 초청 행사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한 것도 골프 고수로 두루 알려진 비결이다.

1992년 대기업 계열 보험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오 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빠른 보급과 함께 벤처기업 열풍이 불며 인터넷보험유통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독립했다. 이후 대기업에 스카우트돼 보험 관련 업무를 이어왔다.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 역시 오 본부장의 경험을 높이 사 영입했고, 현재는 보험 마케팅 시장의 미래 주역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 본부장은 “금융과 관련한 일을 하다 보니 인맥 관리나 계약 관리 등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골프는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오죽하면 골프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자신이 골프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오 본부장은 1997년 골프에 입문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즐기게 된 것은 고혈압 진단을 받은 2005년부터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나서 골프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을 지난 12년 동안 지속했다.

2005년 이전까지 오 본부장의 골프 실력은 갓 두 자릿수 스코어에 진입한 수준. 하지만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그립을 잡는 법부터 다시 배웠다. 그러고는 4년 만에 프로 자격증을 땄고, 2010년엔 경기 포천시의 필로스골프클럽에서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인 1언더파도 경험했다. 오 본부장은 “그때만 해도 동반자들이 언더파가 얼마나 대단한지 정확하게 몰랐다. 요즘은 언더파를 하면 상패도 만들고 한다지만 그때는 스코어카드를 가져와 코팅을 해놓는 것이 전부였다”고 미소 지었다.

오 본부장은 “프로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함께 라운드하는 동반자의 골프에 대한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격증 취득 후 필수 과정인 연수를 통해 ‘골프의 정석은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덕분이다. 그는 “사람이 100명이면, 골프도 100가지다. 자신의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무리해서 바꾸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면서 “연습도 마찬가지다. 내 나이가 50대 중반인데 프로선수처럼 연습하면 몸을 다칠 수밖에 없다. 무리한 연습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골프 열풍이 불었지만 오 본부장은 오히려 라운드 횟수를 줄였다. 무리해서 기회를 만들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에 만족하고 있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성적은 70대 타수를 유지한다. 오 본부장은 “골프를 할 때 드라이버는 중심 이동만, 아이언은 임팩트 순간까지 코킹을 유지하자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이걸 잊지 않으면 골프는 흔들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기준을 잃고 모든 것을 다 잘하려다 보니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오 본부장은 어떤 클럽을 들더라도 깔끔하게 피니시 동작까지 마무리하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가장 좋아한다.

오 본부장은 아이언 세트를 2개 갖고 있다. 자신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상급자용을, 그렇지 않을 때는 중급자용을 차에 싣는다. 이 클럽들은 모두 10년이 넘었다. 오 본부장은 “함께 라운드하는 이들이 예상 밖의 골프 실력에 한 번, 그리고 오래된 클럽에 두 번 놀란다”고 활짝 웃었다.

오 본부장은 최근 아내와 함께하는 골프에 재미를 들였다. 학사장교 선·후배 부부 모임으로 매주 스크린 골프를 즐긴다. 아내와 필드 라운드도 종종 하고 주말이면 함께 골프 채널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

오 본부장은 “그전까진 솔직히 아내와 대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 이야기 말고도 부부 사이의 공통 주제가 생겼다”며 “골프를 통해 내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만 같다. 앞으로 스코어에 대한 욕심보다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즐겁게 골프를 치고 싶은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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