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금리 동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연준
1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4% 상승한 3만4189.9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4% 오른 3983.1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64% 상승한 1만1001.10에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작년 7월 이후 가장 긴 상승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연준의 기류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qDQf1HjdpMg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이제 6%대 물가’, ‘베이비 스텝 나오나’, ‘CES 속 주목할 테마’를 꼽았습니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예상과 맞게 나왔습니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 전달 대비 상승률은 -0.1%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로 6%대가 나오는 것은 2021년 11월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고, 전달 대비 감소는 2020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입니다.
이렇게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전망과 같이 둔화된 것으로 나오자 미 연준의 속도 조절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1월31일~2월1일 열리는 다음 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속도 조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 메인 라인 상공회의소 2023년 경제 전망 연례회의에서 “앞으로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그러다 올해 어느 시점에선 정책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어서 금리를 동결해도 통화정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보다 자세한 발언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달라지는 연준의 기류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qDQf1HjdpMg
◇ 이제 6%대 물가
미국 12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예상과 맞게 나왔습니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 전달 대비 상승률은 -0.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모두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와 같았습니다.
전년 대비로 6%대가 나오는 것은 2021년 11월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고, 전달 대비 감소는 2020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 6월 9.1%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제 7%대를 거쳐서 6%대까지 속도를 줄인 것입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7%, 전달 대비 0.3%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입니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달 대비로는 여전히 오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달의 0.2% 상승보다도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또 코로나 이전 3년 평균인 2.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당연히 연준의 물가 목표 2%까지 가려면 아직 먼 수준입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12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는 좋은 소식만 있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6.5%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고 했습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주로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휘발유 가격은 전달보다 9.4%나 급락했습니다. 작년 중반 한때 갤런 당 5달러를 넘었던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최근 갤런 당 3.272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의 3분의1정도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달 대비 0.8% 올라 전달의 0.6% 상승보다 속도가 빨라졌고, 전년 대비로도 7.5% 올랐습니다. 다만 부동산 현장에선 월세가 하락하고 있어서 이게 점차 반영되면 앞으로는 둔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월가에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서비스 물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상품 가격은 전년 대비 2.1% 상승에 그쳤지만, 서비스 가격은 전년 대비 7.0% 오르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용 시장이 견조해서 임금을 자극하면 서비스 물가는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를 반영한 시간당 임금은 전달 대비 0.4% 올랐는데, 이는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0만5000명으로 전주보다 1000명 감소했습니다. 또 월가 예상인 21만명보다 적었습니다. 빅테크, 대형 금융회사 등에서 대규모 해고가 있지만 전체적인 고용 시장은 아직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물가를 추적하는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의 나우캐스팅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31%, 전달 대비 0.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6%대 물가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미 연준은 올해 물가 전망으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으로 3.1%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물가 목표인 2%까지 상승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아직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고용 시장이 좋고 이에 따라 미국 소비가 양호한 만큼 앞으로 서비스 물가가 전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체크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석유 수출국 모임인 OPEC+가 감산을 추가로 추진할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중국의 위드 코로나가 에너지가격에 영향을 줄지 등도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기업 실적 악화 우려는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조사에서 미국 CEO들은 올해 가장 큰 걱정은 침체와 경제 둔화라고 답했으며, 60%의 미국 CEO들은 성장이 돌아오는 것은 올해 말이나 내년 중반이라고 답했습니다.
◇ 베이비 스텝 나오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전망과 같이 둔화된 것으로 나오자 미 연준의 속도 조절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1월31일~2월1일 열리는 다음 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속도 조절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메인 라인 상공회의소 2023년 경제 전망 연례회의에서 “우리가 올해 몇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 생각에 한 번에 75bp(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앞으로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올해 투표권도 갖고 있습니다.
연준은 작년 12월 한 번에 50bp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하면서 앞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씩 인상)을 했던 추세에서 벗어나 속도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이제 25bp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하커 총재는 기준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올해 어느 시점에는 정책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어서 금리를 동결해도 통화정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버지니아 은행연합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됐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작년과 같이 공격적으로 올릴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역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찬성하는 얘기를 한 것입니다.
앞서 전날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12월 물가 발표가 나오기 전인데도 자신은 다음 번 FOMC에서 25bp 인상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습니다. 콜린스 총재는 “보다 소폭의 인상으로의 감속은 연준 위원들이 그간의 공격적인 긴축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지켜볼 시간을 더 갖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콜린스 총재는 “나는 25(bp) 혹은 50(bp)가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현 시점에서는 25(bp)로 기울지만 매우 지표의존적이다”라고 했습니다. 콜린스 총재는 “보다 소폭의 (금리) 변경은 우리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서는 다음 번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을 할 확률이 96.2%를 기록해 95%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월가에서는 베이비 스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날만 해도 이 확률은 70%대 중반이었는데, 하루 사이에 크게 높아진 것입니다. 금리 스와프 시장 참가자들은 3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시장 금리도 하락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43%로 전날보다 0.11%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1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최종 금리는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해서 ‘더 높게, 더 멀리(higher for longer)’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후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연 4.6%에서 연 5.1%로 올렸습니다. 연준 위원 19명 중에서 17명이 연 5% 이상의 기준금리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베이비스텝’으로 속도를 줄인다고 해서 최종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 앞으로 얼마나 긴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인가도 관심사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위스콘신 은행연합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연 5% 이상으로 가능한 빨리 올리는 게 적절하고 충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연준이 얘기하는 것보다 이른 금리 인상 종료와 금리 인하 단행을 예상하고 있기는 합니다.
월가에선 올해 대체로 2차례의 25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여전히 단 한 번의 마지막 25bp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금리 인상이 중단된 후 결국 12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지금부터 3월까지 고용 지표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인다면 연준은 긴축을 조기 종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CES 속 주목할 테마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CES 2023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3200여개 기업들이 참여했고, 1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면서 성황리에 종료됐습니다. 이번 CES는 소비자 경험의 진화라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모빌리티, 헬스케어, 지속 가능성과 ESG, 게이밍이라는 5가지 기술 경향(Tech Trends)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메타버스였습니다. CES를 주관하는 CTA(미국 소비자 기술협회)의 코닉 부회장은 메타버스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으며, 초기 인터넷만큼 실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평가했습니다.
실제 메타버스와 관련된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기기들은 과거보다 크게 향상된 기능으로 참가자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VR기기들은 평균적으로 12기가 D램, 256기가 낸드를 탑재했으며 프로세서에서도 7나노 칩이 활용되는 등 고사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다른 몰입감과 착용감으로 새로운 시장이 다가왔음을 증명했습니다.
HTC, 소니 등은 차세대 VR 기기를 공개했고, 엔비디아, 퀄컴 등은 다양한 칩과 디지털 트윈을 포함한 소프트웨어기술을 시현했습니다. 기기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에도 메타버스가 적용되고 있음을 여러 기업들이 증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모빌리티(Mobility)입니다. 모빌리티는 지금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산업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모빌리티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였습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기술이 모빌리티를 주도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먼저 엔비디아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해 자동차도 스마트폰이나 PC처럼 하나의 칩으로 구동될 것이라며 그에 맞는 최고 사양의 칩을 소개했습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와 OS(운영체계), 소프트웨어 등이 접목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기술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여러 기업들이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이 현재 모빌리티산업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 빅테크 그리고 배터리를 포함한 제조기업들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산업의 패권을 잡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할지 기대됩니다.
메타버스, 모빌리티 외에도 다양하고 신기한 기술들이 이번 CES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테슬라는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보링이라는 회사의 루프 기술을 통해 차량 운행 서비스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CES를 통해 공개된 기술들은 이미 상용화되었거나 앞으로 쓰이게 될 기술들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지 기술을 선도하는 일류기업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1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대로 6%대를 기록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하향 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는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이 물가를 잡으면서도 침체를 부르지 않는 ‘연착륙’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둘째, 미 연준이 다음 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으로 긴축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속도는 줄어들지만 긴축의 끝이 언제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 보면서 투자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셋째,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서 어떤 테마들이 주목을 받는지 월가의 관심이 높습니다. 올해는 메타버스, 모빌리티 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합니다. 이런 테마들이 월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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