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하늬 “딸, 37시간 진통 끝에 출산…아빠 닮았다”[MK★인터뷰②]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1. 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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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진 출신 이하늬는 배우로 데뷔, 드라마 ‘파트너’ ‘파스타’ ‘상어’ ‘모던파머’ ‘돌아와요 아저씨’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열혈사제’ ‘원더우먼’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또 영화 ‘연가시’ ‘타짜-신의 손’ ‘로봇, 소리’ ‘조작된 도시’ ‘침묵’ ‘부라더’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2019년 영화 ‘극한직업’을 만나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다.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하는 이하늬는 오는 18일 개봉하는 ‘유령’으로 관객을 만난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유령’ 이하늬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지난 2021년 12월 비연예인과 결혼한 이하늬는 2022년 6월 득녀하며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정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유령’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저의 돌풍 같은 인생에 중심이 되어준 작품이다. ‘유령’이 없었다면 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모든 작품이 배우 입장에서 자식 같고 소중한데, ‘유령’은 분기점이 되는 작품이다.”

출산 후 복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령’ 시사회 이후 호평이 이어지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출산이 만만한 게 아니더라. 근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않았으면 어쨌을까 싶다. 많은 분이 하는 거지만, 엄청난 희생이기도 하는데 엄청난 기쁨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떤 결의 배우가 될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적립을 해야 하는 시기기도 하는데, 저는 삶을 살아가면서 삶을 연기에 녹이고 싶은 배우이기도 하다. 연기를 열심히 하는 배우였다면 삶을 사랑하면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체력이 많이 소진되고 37시간의 진통을 이겨낸 이하늬는 딸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가 사람으로 살면서 이 정도 완성도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했고, 형체 없는 완성도 있는 것을 향해서 4살부터 살아왔다. 배우 일을 하면서도 그렇고. 내가 이렇게 완성도 있는 일을 할 수 있나. 없더라. 완전한 인간을 키워서 세상으로 내보내는 일만큼 완성도 있는 일이 어디 있나 싶다. 인간계 일인데 신의 영역이다. 37시간 진통을 하면서 끝까지 자연분만을 외쳤는데, 이래서 제왕절개를 하는 구나 싶었다. 몸으로 고통을 맞아보니까 ‘이런 거였구나. 이런 거구나. 이게 삶이구나’ 싶었다. 모든 어머니가 겪은 삶이고 나도 해내야 하는 삶이고, 나는 특별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임신, 출산을 하면서 느꼈다. 아이는 저보다 아빠를 닮았다.”

배우 이하늬 인터뷰. 사진=CJ ENM
‘미스코리아’ ‘서울대 출신 배우’ ‘문희상 조카’라는 수식어가 데뷔 초 이하늬를 설명하는 단어였지만, 이젠 오롯이 ‘배우’로서 인식되고 있다. 달라진 대중의 시선에 어떤 느낌이 들까.

“저는 예전에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저로 온전히 있길 바랐다. 답답함이 있었는데 받아들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돌이 구르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당연히 미스코리아로 포문을 열고, 그걸 넘지 못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인지를 못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두고 ‘나는 배우인데’, ‘나는 난데’ 생각은 했지만 충분히 시간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작품을 하다보면 배우로 성장하는 힘이 생기고, 다른 분들도 배우로 봐주겠지 싶었다. 그 안에 갇히지 말고 하자고 싶었다. 이끼가 끼는 시간을 저에게 허용하고, 구른 다음에 어떤 이끼가 끼든 나는 모르겠지만 끼긴 끼겠지 싶어서 10년만 굴러보자고 싶었다. 정말 10년이 걸렸던 것 같다.”

인식이 달라졌다고 느꼈던 시점은 언제부터였을까.

“배우로서 ‘내가 배우인가?’ 성공했나? 이런 느낌이 들 때는 배우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다. ‘유령’이라는 작품을 제가 하고 싶었는데 하게 됐다. 내가 배우로서 성공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보상되는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이렇게 좋은 배우들,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내내 벅찼다. 설경구 선배님을 뵙고 한 공간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가 배우가 됐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한테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선배님은 저에게 그런 존재였다. ‘배우로 성공했구나’를 설경구 선배님과 연기하는 것만으로 느끼게 해주셨다.”

출산 후 선보일 연기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도 크다. ‘극한직업’ ‘원더우먼’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유령’으로 색다른 변신을 꾀하기 때문에 더욱 차기작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출산이 작품에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젠 여유롭고 편안하게 바라볼 것 같다. 생각이 많을 수 있는데 이제는 편안하게 확장되게 멈추지 않고 배우 생활을 할 생각이다. 저도 빨리 현장에 나가서 작품을 하고 싶다. 터닝포인트를 가지고 현장에 갈 때 어떻게 연기를 할지, 제 태도가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하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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