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하늬 “여자 마동석? 호랑이 생각하며 연기했더니…”[MK★인터뷰①]
2022년 누구보다 인생에 바쁜 시기를 보낸 배우 이하늬가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극중 이하늬는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으로, 경성 제일가는 재력가 집안의 딸 박차경 역을 맡았다. 시사회 직후 이하늬의 호연에 호평이 쏟아지며 ‘유령’은 즐거운 첫 출발을 알렸다.
이하늬는 ‘유령’의 첫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중심축을 맡았다. 박차경 시선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부담감이 많았다. 역할 제안을 받고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부담감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다니’ 이런 느낌이었다. 작품이 저를 선택해주는 부분이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큰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품이 저를 선택해서 오는 경우도 있다. 타이밍이란 게 있다. 액션이 가능한 나이 때가 있고, 종과 횡이 맞을 때가 있는데 그게 맞아서 럭키했던 것 같다.”
기존 독립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지만 ‘유령’은 뻔하지 않고, 오히려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강렬했다. 캐릭터들 역시 그랬다. 이하늬는 기존 독립군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이해영 감독님 자체가 바라보는 게 스타일리시한 것 같다. 2023년물로 만들어도 괜찮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했다. 차경이도 통곡하거나 주저앉는 인물이 아니다. 면면히 흐르는 정신이 놀라울 정도로였다. 가장 박차경스럽다고 느꼈던 신은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집에 와서 혼자 세면대에 서서 덜덜 몸을 떨리는데도 주저앉아 울지 않더라. 똑바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쳐다보는 게 짧은 장면인데 그게 차경스럽다고 생각했다. 1차적으로 폭발적인 슬픔을 보여주는 단면적인 캐릭터보다 더 깊고 동굴 안에서 어떤 전사로 저 삶을 지탱하고 있을까 저도 질문하면서 연기할 정도였다. 그렇게 캐릭터의 궁금함이 레이어를 만든 것 같다.”
“힘들었다. 화가 날 때나 슬플 때 눈물을 흘려서라도 화학적으로 표출을 해야 끝이 난다고 하더라. 그렇지 않으면 남는다고 하더라. 절제되는 연기를 하면 그게(남아있는 감정이) 더한 것 같다. 차경의 파동을 잦아들게 하는 게 실제로 시간이 걸렸다.”
극중 잘 참았던 눈물은 언론시사회 때 흘렀다. 박소담은 이하늬와의 케미를 이야기를 하던 중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고, 이를 듣고 있던 이하늬 역시 눈물을 쏟았다.
“동지애인 것 같다. 극중 관계도 1차원적으로 사랑이라고 하는 게 맞나? 사랑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단어로 표현할까 했는데 없더라. 동지애, 자매애, 여러 가지 해석을 해도 담기에 얄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비슷한 감정인 것 같다. 현장에서 동지애를 느끼고 그러다 보니까 레이어가 더 쎈 것 같다. 그때 또 소담 배우 개인적으로 아픈 시기였고, 본인도 동료배우들도 몰랐기에 미안함과 죄책감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살면서 더 그래지는데 복합 감정이었다. 슬퍼서만 운 게 아니고, 소담이의 말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수술을 하고 딱 1년 만에 제작보고회를 했었다. 돌아온 소담을 본 게 ‘아 기쁘다’는 기분이 아니고 가슴이 물컹물컹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박소담 배우는 너무 예의가 바르고 그래서 제가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리코를 몸이 아픔에도 단단하게 하는 소담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당차게 유리코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겠나. 카메라 안에서 밖에서 둘 다 너무 좋았다. 소담 씨는 문화재로 지정하고 싶다. 특별 보호 관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본인을 위해서 건강하기도 건강한 건데 대한민국 영화를 위해서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독보적이다. 소담 씨가 체구가 크지 않은 편인데 정말 강단이 있다. 뒤늦게 보면 ‘그 몸 상태인데 그랬던 거야?’ 더 경이로웠다. 그때 지켜봤을 때도 안 지치냐고 할 정도로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게요’ 정말 주도적으로 본인이 하나 싫은 내색 없이 몸 바쳐서 한다고 싶었다. 진짜 문화재 지정으로 지정하고 싶다.”
“총을 이렇게까지 든 것은 처음이다. 유리코는 쌍권총을 잡고 저는 장총을 주 무기로 했다. 무게가 가볍게 만든 게 4kg, 무겁게는 10kg인 것도 있었다.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어디 가서 힘이 약한 편이 아닌데 걸으면서 장전하고 적어도 세 발을 빠른 템포로 날려야 했다. 처음에는 한 번도 장전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제작된 거를 차에 들고 다니면서 익숙해지려고 했다. 처음에는 피멍도 들고 손도 떨리고, 악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또 쥰지(설경구 분)와 붙는 신에서 막 달려들었다. 진이 빠지더라. 쥰지와의 액션 장면도 3~4일 놓고 찍었는데 하루 종일 엎어치기를 하고 그랬는데 체력적으로 아쉽더라. 그래서 체력준비가 다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을 위해 계속 체력 관리를 ?던 것 같다. 남자랑 붙어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라브마가도 배웠다.”
노력 덕분에 이하늬와 설경구의 액션신은 남녀 대결이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용호상박이었다. 특히 이해영 감독은 ‘여자 마동석’이라고 이하늬의 액션을 극찬했다.
“저는 동석 선배에 비할 건 아니지만, 그냥 저는 그 기세가 차경이에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고 생각했다. 쥰지한테 내가 죽어도 귀를 잡아 뜯어서라도 사생결단하고 계급 떼고 붙자는 느낌이었다. 아마 마동석 선배님을 거론한 거는 호랑이 포효하는 느낌으로 가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저는 호랑이를 생각하고 액션을 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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