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이어 정치권도 ‘합리적 예대이율’ 은행 압박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NH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인하로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5.12∼6.22%로 변경돼 상단이 연 6%대 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인상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 효과를 냈다. 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우대금리 감면 폭을 기존 연 0.9%포인트에서 1.20%포인트로 확대했다. 전세대출 우대율도 기존 0.8%포인트에서 1.10%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 등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고,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낮췄다.
은행연합회는 반영금리 시차로 인한 결과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은행연합회는 전날 자료를 통해 은행 주담대 금리의 경우 대부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지표로 삼는데, 코픽스에는 전월 중 취급된 예금금리 등이 반영돼 다음달 15일 이후 적용되는 만큼 시장금리와 예금금리의 하락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1월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잇따른 압박에 손을 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내자본시장 투자 환경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2023년을 ‘코리아 프리미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우선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 등록의무를 폐지하고 통합계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등록의무제도는 외국인이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하는 경우 사전에 인적사항 등을 금감원에 등록하는 제도로 그간 서류부담이 과도하고, 등록번호를 통해 투자자별 투자전략이 실시간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글로벌운용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 처리할 목적으로 본인명의로 개설하는 통합계좌 역시 최종 투자자별로 결제 즉시 투자내역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추 부총리는 이와 함께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인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새벽 2시까지로 늘리는 내용의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도 2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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