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의 호소‥"총리·장관이 2차 가해"
[뉴스투데이]
◀ 앵커 ▶
10.29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의 마지막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 앵커 ▶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유가족들이 직접 지난 두 달 동안의 고통을 증언했습니다.
유충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생존자.
김초롱 씨는 가게로 간신히 몸을 피해 살아남았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김초롱] "그때 혼자서 목이 터져라 외친 경찰관이 '앞에 사람이 깔려 죽었어요, 제발 통제에 협조해 주세요'라고 외치는 걸 보았고 이내 곧 1초에 4~5명씩 들것으로 실려 나오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느꼈지만 실려가는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것이라는 거는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날 이후 심리 상담을 받으며 겨우 일상을 유지했습니다.
악성 댓글보다 더 힘든 건, 정치인들의 말이었다고 했습니다.
[김초롱]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습니다. 국무총리가 했던 발언이 생각납니다. '스스로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습니다. 치료와 상담을 이렇게 열심히 받는 저는 매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합니다."
가림막 뒤에서 증언하는 남자.
그는 그날 눈앞에서 약혼자를 잃었습니다.
[익명 생존자] "힘든‥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약혼자 가족분들 덕분입니다. 이러한 공감이 없었더라면 저 역시 159번째의 희생자와 같은 선택을 했었을 것 같습니다."
공청회장 곳곳에서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역시 정부가 2차 가해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 생존자] "그만큼 같은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러한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것 또한 2차 가해입니다."
생존자 김초롱 씨는 올해 핼러윈에도 이태원에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초롱]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사람 많은 곳은 가는 것이 아니야'라고 알리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사람들은 혐오 문화를 생성해내는지를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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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환 기자(violet1997@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445206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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