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의 야심' KB라이프생명, 출격… 보험시장 뒤흔들까

전민준 기자 2023. 1. 1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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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노란별이 떴다… 중위권 보험사 지각변동①] 화학적 결합 마무리 후 통합 시너지 극대화

[편집자주]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2023년1월2일 출범했다. 총자산 기준 생명보험업계 9위로 출발하는 KB라이프생명의 목표는 2030년 3위 달성이다. 이를 위해 기존 KB생명의 주력 판매채널이었던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채널과 푸르덴셜생명이 강점을 보였던 설계사채널을 본격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KB라이프생명이 등판하면서 신한라이프와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기존 중위권 보험사들은 각각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이 단기간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지만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조직문화가 크게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KB라이프생명은 중위권 보험시장에서 메기가 될 수 있을까.

KB라이프생명이 중위권 생명보험시장을 뒤흔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윤종규의 야심' KB라이프생명, 출격… 보험시장 뒤흔들까
② KB라이프 출범에 '술렁'… 신한·농협생명, 조직 뜯어고쳤다
③ KB라이프, 삼성·교보·한화생명 '빅3' 판도 깨나… 관건은?

KB금융그룹 최초의 보험 통합법인(푸르덴셜생명·KB생명)인 KB라이프생명이 지난 2일 생명보험시장에 본격 등판했다. 지난 2020년 9월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지 2년4개월 만이다.

그동안 KB금융그룹은 KB라이프생명 출범을 위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사이에 인력교류와 IT시스템 통합, 교차 상품 판매 등을 주도해 왔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푸르덴셜타워에서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는 등 KB라이프생명의 출범 과정을 각별히 챙겼다. 보험은 KB금융 비은행 부문의 40.7%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KB금융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KB라이프생명이 보험 영업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물리적 결합을 마친 KB라이프생명에게 화학적 결합이라는 막중한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KB라이프생명의 도전이 시작됐다.


업계 7위에서 7년 후 3위로… 어떤 카드 내밀까?


2023년 상반기 보험시장에서 최대 이슈는 단연 KB라이프생명이다. KB라이프생명은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합병인가를 취득한지 약 2개월 만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KB라이프생명의 총 자산규모는 33조5438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9위다. 중위권에는 4위 신한라이프(67조8162억8400만원), 5위 NH농협생명(60조9957억9000만원), 6위 흥국생명(45조896억5200만원), 7위 미래에셋생명(38조9548억3700만원), 8위 동양생명(36조5387억400만원) 등이 있다. 4위 신한라이프와 9위 KB라이프생명의 자산규모는 2배차이다. 금액으로 치면 34조2724억8400만원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KB라이프생명은 1599억원으로 7위다. 4위는 신한라이프(3480억2400만원), 5위는 흥국생명(2698억4800만원), 6위는 농협생명(2420억7000만원)이다. 4위 신한라이프와 7위 KB라이프생명 당기순이익은 2.2배차이다. 금액을 기준으로 했을 땐 1881억2400만원 차이다.

KB라이프생명은 기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각각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2030년까지 자산규모와 당기순이익 모두 업계 '탑3'에 올라서겠다는 방침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주력이었던 설계사채널과 KB생명의 방카슈랑스채널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프리미엄 종합 금융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환주 대표도 지난 2일 출범식에서 "차별화한 종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7년 후 업계 3위를 달성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KB라이프생명은 그룹 내 계열사들과 연계영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KB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들과 KB국민은행·KB증권 사이 협력모델을 구축해 연금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WM(자산관리)상품 판매역량을 높일 예정이다. 보험 계열사 사이 협업도 강화한다.

KB라이프생명과 KB손해보험이 각각 판매하던 우수 상품의 교차판매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슷한 상품들을 정비하고 일부 상품에는 납입기간, 신규펀드, 신규특약 등을 추가해 고객의 보험 가입 시 선택폭을 넓힐 예정이다.

통합법인의 조기 안착을 위해 ▲영업조직 강화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사업 모델 구축 ▲ 신성장동력 확보에 중점 등을 둔 조직개편도 지난해 12월 마무리했다. 영업조직에선 영업본부와 방카슈랑스영업본부를 신설했다.

디지털본부는 기존 디지털영업부 1개 부서를 데이터전략부와 디지털영업부, DB영업부 등 3개 부서로 세분화했다. 상품본부에선 상품전략부서를 신설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상품개발과 전략을 수립하도록 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직문화 융합이 핵심 과제


다만 KB라이프생명이 안착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관문이 화학적 결합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합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은 앞서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신한라이프 사례가 보여 준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2020년 4571억원이었는데, 2021년 통합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4.3% 감소한 3916억원에 그쳤다.

특히 KB라이프생명은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흡수되는 형태가 아니라 대등한 규모를 지닌 두 조직의 통합인 만큼 화학적 결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두 조직 사이 갈등은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KB생명에는 360명, 푸르덴셜생명에는 404명의 임직원이 근무했다. KB금융그룹은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통합워크숍 등을 통해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1월엔 국제 회계·컨설팅기업인 EY한영을 통해 양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변화관리프로그램도 시행했다. 변화관리프로그램은 직급별, 부서별, 주제별로 매주 1회 이상 직원들이 회의하고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환주 대표는 "너와 나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고 '우리'만 있을 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화학적 결합은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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