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맹주 게임업계 글로벌行.."69조 콘솔에 달렸다"

최우영 기자 2023. 1. 1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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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 트레일러 영상. /사진=엔씨소프트
모바일과 PC게임으로 커온 국내 게임업체들이 콘솔 시장을 노리고 있다. 뛰어난 게임 기획과 운영 능력에도 콘솔시장을 뚫지 않고는 한 자릿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돌파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아시아 시장에 편중된 매출 구조 다변화를 위해서도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은 필수다.
대형사들 줄줄이 콘솔용 신작 출시
1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올해 출시할 대작 게임 TL(쓰론 앤 리버티)는 PC와 콘솔 모두에서 플레이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튜브를 통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감성과 가치가 (모바일보다는) PC와 콘솔에서 더 잘 살아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엔씨가 2024년 출시 예정인 3인칭 슈팅게임 LLL과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프로젝트 M'도 콘솔 타이틀로 제작 중이다.

넥슨이 12일 프리시즌을 오픈하는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정규 시즌에는 콘솔 플레이 버전을 서비스한다. 지난해 10월 스팀 버전으로 출시한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도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준비 중이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2일 발매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PC버전과 별도로 콘솔 버전을 내놨다.

지난해 지스타와 게임스컴 등 게임 축제에서 주목 받았던 네오위즈의 'P의 거짓'도 콘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역시 콘솔 유저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게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잘 만든 한국산 게임, 아시아에서만 먹힌다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G-STAR)2022' 을 찾은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콘솔 시장 공략은 그동안 아시아의 강자로 군림하던 한국 게임업체들이 북미와 유럽 등 보다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포석이다. PC와 모바일 게임을 선호하는 아시아 유저들에 비해 유럽과 북미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이 대세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 역시 과거 수차례 콘솔게임 제작을 시도했으나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이 같은 PC-모바일 편중으로 인해 한국산 게임은 아시아에만 위력을 떨쳐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산 게임의 수출 지역 중 중국이 34.1%였다. 대만과 홍콩, 일본, 동남아를 합친 아시아 비중은 70.4%에 이른다. 북미(12.6%)나 유럽(12.6%)에 비해 지나치게 쏠려있다.

이 때문에 한국 게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6%에 그치고 있다. 내수 시장이 워낙 큰 중국(20.4%)에 더해 콘솔 게임에 강세를 보이는 미국(22.0%), 일본(10.3%)에도 뒤처진다. 한국 게임은 전 세계 게임 시장 중 PC 분야 13.2%, 모바일 10.6%의 점유율을 보이지만 콘솔 부문은 1.7%로 힘을 못 쓰고 있다.
69조원 규모 콘솔 게임 시장, 돌파구 마련할까
2021년 전 세계 게임 플랫폼별 시장 비중. /사진=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게임의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올리려면 콘솔 시장 공략이 필수적이다. 규모도 작지 않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2197억5800만달러(약 274조원)로, 이 중 콘솔은 551억4000만달러(69조원)에 달한다. 모바일(1002억3400만달러)보다는 작지만, PC게임(551억4000만달러)보다는 큰 시장이다.

게다가 콘솔 시장은 모바일·PC게임에 비해 해마다 발매되는 타이틀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축적해온 기술력과 단기간에 성과를 창출하는 실행력이 적절히 조합된다면 충분히 시장에 돌파구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콘솔 시장은 1조원대 규모에서 정체된 상황이지만 글로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라며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와 같은 하드웨어 스펙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게임 타이틀 개발비용과 매출 역시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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