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2023] 글로벌 투자행사 열리자 '바이오 빅딜' 5건 연달아 축포
과거 유한양행, 한미약품도 JP모건 콘퍼런스서 '조 단위' 기술이전 발판 무대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3'(JP모건 콘퍼런스) 도중 여러 대형 인수합병(M&A) 및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 JP모건 콘퍼런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됐다.
JP모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초중순 열리는 연례행사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빅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다만 올해는 그 규모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때보다 크게 줄어든 양상이다. 최근 침체된 글로벌 경기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이를테면 지난 2019년 행사때는 역사상 5위권 규모였던 약 80조원대의 M&A 단일 사례가 나올 정도로 호황기로 평가되지만, 올해는 주요 거래 규모를 합산해도 이에 10분의 1 수준에 못 미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10일(현지시간) 글로벌 M&A 및 기술이전 계약은 총 5건 이상 성사됐다. 각 계약 건을 더한 총 거래 규모는 약 6조4000억원을 넘는다. 업계에서는 신약 연구개발에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시간과 그 노력을 줄이기 위해 M&A나 신약물질 기술이전을 중요한 돌파구로 삼는다.
이번 JP모건 콘퍼런스 기간 최대 거래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단행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9일 미국 바이오기업 신코파마를 총 18억달러(약 2조2383억원) 규모로 인수해 심장·신장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코의 모든 주식을 주당 26달러 그리고 비거래 조건부 가격청구권으로 주당 10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총 18억달러 규모로 지난 6일 신코파마 종가에 206% 프리미엄을 더한 값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도스테론합성효소 억제제(ASI)인 '박스드로스타트'(CIN-107)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하게 됐다. 이를 자사의 SGLT2 억제제인 당뇨병약 '포시가'와 병용요법으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9일 미국 기업 티렉스바이오와 함께 면역 관련 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11억5500만달러(악 1조440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라이선싱 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5500만달러, 개발 및 허가, 상업에 따른 마일스톤은 11억달러가 된다. 릴리는 티렉스바이오의 세포치료 신약물질 3개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두 기업은 신약물질 타깃 발굴 때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프랑스 기업 입센은 미국의 희귀 간질환 신약개발 기업 알비레오파마를 9억5200만달러(약 1조1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알비레오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하루 1회 먹는 가족성 간 내 담즙정체증 가려움증 신약 '바일베이'(Bylvay)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앞으로 적응증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원개발사인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는 지난 10일 영국의 AI 전문 스타트업 인스타딥을 총 5억6200만파운드(약 851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 백신으로 발생한 이익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바이오엔테크는 인스타딥과 2019년부터 이미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2020년 11월 여러 암과 감염병 신약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었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는 10일 미국 기업 애니마 바이오테크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조절 저분자 합성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항암 신약물질 등 총 3개 물질이 대상이다. 총 계약규모는 5억8200만달러(약 7257억원)다. 애브비는 선급금으로 애니마에 2400만달러를 지급하며, 향후 3개 신약물질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최대 5억4000만달러를 제공하게 된다.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따로 지급된다.
JP모건 콘퍼런스 기간에는 그간 대규모 M&A 성사가 이어져왔다. 지난 2019년에는 미국 BMS제약이 항암제 시장 상위권에 있던 미국 바이오기업 세엘진을 740억달러(약 83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BMS제약의 지오반니 카포리오 회장과 마크 알레스 세엘진 회장은 행사 내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거래는 업계 세계 역사상 5위권 안에 드는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같은 해 일라이 릴리도 80억달러(약 9조원)에 항암 신약개발 기업 록소온콜로지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국내 기업 빅딜 사례도 나왔다. 미국 길리어드사는 2019년 1월 7일 JP모건 콘퍼런스가 열리기 이틀 전인 1월 5일 유한양행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물질을 기술수입(인 라이선싱)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규모는 계약금 1500만달러를 포함해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였다.
또 유한양행은 2018년 JP모건 콘퍼런스를 계기로 당해 11월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신약물질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지속형 당뇨 신약물질을 발표한 뒤 같은해 10월 사노피와 약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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