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직서 제출 예정…'출마할 결심' 밝힐 시점은
김기현 안철수 등 주자들도 나경원 결단에 촉각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정식 사직서를 제출한다. 대통령실의 만류에도 사표 제출을 강행하면서 나 전 의원이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주말 순방을 앞둔 만큼 발표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인편으로 대통령실 측에 서면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자 메시지 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 만이다.
나 전 의원 측은 "문자메시지·유선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에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해) 정식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김대기 실장으로부터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전날까지 사흘째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김대기 실장에게 '사의'를 타진한 것은 맞지만, 사직서를 정식 제출한 것은 아니어서 윤 대통령의 재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전날에는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며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크다"는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막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은 사의를 분명히 밝히고, 윤 대통령을 향해 조속히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선 사실상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6일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불거진 후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거듭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12일)에는 서울 모처에서 전직 의원 등 측근들과 모여 당대표 출마 여부와 시기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 출마를 놓고 마지막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할) 결심이 서니까 사직서를 정식으로 내는 것 아니겠나"며 "대통령이 귀국하면 그때 결단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출마할 생각은 100%"라면서 다만 발표는 시기의 문제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관계 등 여러 정치적 고려를 할 때 항명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부드럽게 소프트 랜딩(연착륙)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14일 해외 순방을 앞둔 만큼 출마 발표 시기는 오는 21일 대통령 귀국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전대 판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실시한 7~9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30.7%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8.8%로 김기현 의원, 3위는 14.6%로 유승민 전 의원이 차지했다.
나 전 의원이 전격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심 1위 나 전 의원과 윤심을 앞세운 김 의원의 접전이 불가피하다. 전날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영남지방자치 연구원 개소식에 참석한 김 의원의 휴대전화에 '나경원 미팅(전화요망)'이라고 쓴 글이 뉴스1에 포착되기도 했다.
강성 친윤과 강성 비윤 사이에서 고민하는 당심이 안철수 의원에게 쏠려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우 안철수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은 전날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만에 하나 (전대에) 나오면 수도권 바람이 분다. 수도권 당대표냐 아니면 비수도권 당 대표냐라고 하는 당대표 전당대회의 핵심 키워드가 바뀌게 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향해 "저희는 나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의 결심이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윤계 표가 분산하면서 유 전 의원으로 일부 표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이 최근 1박2일 일정으로 보수 텃밭 대구를 찾은 것도 당권 도전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나 전 의원이 비윤으로 비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결국 불출마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나 전 의원 성정상 갈등을 빚는 것을 싫어하고, 최근 용산과 각을 세우고 있어 현재의 높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지도 의문"이라며 나 전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