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13일 서면 사직서… 대통령실 “당장 결론 못내”

이현미 2023. 1.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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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에 대해 사흘째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를 놓고 '윤 대통령 측이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발을 묶기 위해 뜸 들이기를 하고 있다', '양측이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등 분분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은 13일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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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대통령실 사흘째 침묵에
조속한 거취 정리 촉구 의도
‘전대출마’ 맞물려 고심 모양새
양측서 출구전략 모색 관측도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에 대해 사흘째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를 놓고 ‘윤 대통령 측이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발을 묶기 위해 뜸 들이기를 하고 있다’, ‘양측이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등 분분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은 13일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을 수락 또는 재신임할지에 대해 “당장 결론이 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나 전 의원과 관련해) 상황도 입장도 달라진 게 없다. 구체적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지난 10일 문자메시지와 유선 전화로 사의 표명을 한 뒤로는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실물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식 사표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현 단계에서 ‘반려’나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서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은 조속히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뜻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정부 기조에 어긋나는 정책을 일방 발표해 충돌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양측의 갈등은 나 전 의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맞물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권 내에선 임기 초반의 대통령과 맞서는 게 쉽지 않은 점에서 나 전 의원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세종시당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영상축사를 보내 당권 주자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이틀 연속 화합 메시지를 통해 자세를 낮췄다. 나 전 의원은 축사에서 “우리 다시 한번 힘을 뭉쳐서 윤석열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전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선 “절대 화합”을 건배사로 외친 바 있다.

또 김기현 의원이 이날 대구 수성구 영남지방자치연구원 개원식에서 ‘나경원 미팅(전화요)’이라고 적힌 휴대전화 문구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며 김 의원이 직접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설득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 의원 측은 “과거에 남긴 메모”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2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영남지방자치연구원 개원식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나 전 의원 측근 그룹에선 출마를 주장하는 강경론도 제기된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아직 본인이 출마 자체를 공식화한 적이 없어서 출마와 불출마 모두 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출마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갈려 있다”며 “이 사태를 정리할 세련된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며 최종 결단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구도는 점점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와 수도권 연대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미는 김 의원과 수도권 연대를 주창하는 윤상현·안철수 의원 등이 당심 지지도 1위인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지지하는 형국이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전날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 의원 23명도 집결했다. 김 의원은 오는 15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막걸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안 의원과 윤 의원,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세종시당,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충청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현미·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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