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그기 돈이 됩니까” 라스베이거스 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3’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갔다. 정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야구장 견학 등을 위해 미국을 찾았지만 공식적으로 CES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최근 신세계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행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이 직접 정보기술(IT)과 기존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고 신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신기술과 신제품을 경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CES 2023’ 현장 간 정용진…삼성·LG·현대 부스 방문
정 부회장은 2023년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하고 1월 5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에 참관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 부회장 외에도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형태준 신세계I&C 대표가 동행했다.
CES는 매년 1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글로벌 전시·체험 행사다. 기업별로 대표 가전제품 또는 IT 신기술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유통업계보다 IT업계의 관심이 큰 행사로 꼽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대체육, 무인 점포 등 신세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푸드테크·리테일테크와 같은 IT 분야에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CES 2023 참관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LG전자·HD현대 등의 부스를 찾았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저시력자를 위한 릴루미노 모드, 삼성·하만 협업의 ‘레디 케어’ 솔루션, 외출 중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반려동물을 지키는 경험을 선보이는 스마트싱스 기반의 패밀리케어 등을 확인했다. LG전자 부스에서는 무선 올레드 TV, 투명 올레드 TV 등을 체험했고 HD현대에서는 미래 선박, 자율 운항 기술 등을 관람했다.
신세계, 디지털 사업 성공에 공들인다
정 부회장의 첫 출장지가 ‘CES 2023’인 점은 신세계그룹의 사업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와 디지털 전환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이 직접 신기술을 확인하고 IT 제품을 체험하는 것은 신세계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지만 사업을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다. 드럭스토어 사업 ‘분스’와 ‘부츠’, 주류 사업 ‘제주소주’, 가정 간편식(HMR) 사업 ‘PK피코크’, 잡화점 사업 ‘삐에로쇼핑’,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하우디’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직접 디지털 전환 작업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 부회장이 연초 내놓는 신년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2019년 ‘초저가 모델’, 2020년 ‘고객의 중요성’을 주요 키워드로 한 신년사를 냈지만 2021년부터 ‘온라인’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강조하고 새로운 IT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인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온·오프라인 통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2022년 신년사에서도 “대한민국 유통사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 왔듯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도 승자가 되자”며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버팅하는 원년이다.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인수·합병(M&A) 사례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성을 알 수 있다. 2021년 정 부회장은 오픈 마켓 플랫폼 이베이코리아(3조4404억원), 온라인 쇼핑몰 W컨셉(2650억원) 등을 인수하며 온라인 사업을 확장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도 디지털 투자를 이어 갈 예정이다. 디지털 투자가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투자를 예고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해오고 있는데 우리가 왜 그렇게 하는 것 같느냐”며 “바로,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기 위해서다. 고객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객이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꼼꼼히 알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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