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수행비서인 줄…" 롯데家 3세 '깜짝 등장'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김익환 2023. 1. 13.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훤칠한 수행비서로만 생각했습니다. 서류 가방을 든 채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을 따라다녀서요."

여기를 방문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뒤를 185㎝ 키에 노타이 정장 차림을 한 직원이 지켰다.

이후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시작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말을 못한 반면 어눌하지만 한국말을 적잖게 하는 차남 신동빈 회장으로 국내의 우호 여론이 쏠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 장남…롯데 3세 신유열 상무
서류가방 든채 김교현 부회장 CES 수행
한국어 구사능력 의구심...언론 관심에 당황


"훤칠한 수행비서로만 생각했습니다. 서류 가방을 든 채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을 따라다녀서요."

지난 6일 오후 CES 2023 SK그룹 전시관. 여기를 방문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뒤를 185㎝ 키에 노타이 정장 차림을 한 직원이 지켰다. 묵직한 서류 가방을 든 그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라는 주변 귀띔에 겨우 그를 알아봤다.

그룹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까닭에 그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신 상무는 김 부회장이 SK그룹 전시관에서 이런저런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웃고 김 부회장 어깨너머로 상품을 같이 주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는 신 상무에게 명함을 건네고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신 상무는 답 없이 명함을 재킷 주머니에 넣고서는 김 부회장 뒤를 따라갔다. 그를 알아본 몇몇이 사진을 찍자 놀라서 상대방을 응시하기도 했다. 언론의 관심에 낯설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부친인 신동빈 회장과 비슷한 궤적의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직후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 런던 지점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시작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신 상무도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하고 노무라에서 근무하다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까닭에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CES 2023에서 롯데케미칼 임원들과 가볍게 이야기하고 웃기도 했다. 신 상무는 SK그룹 전시관에서 나눠준 이어폰을 착용하며 한국인 도슨트의 설명도 들었다. 하지만 그의 한국어 능력은 여전히 미지수다. 


그의 한국어 구사 수준은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롯데그룹 경영 분쟁 당시 오너일가의 한국어 구사 능력은 흐름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말을 못한 반면 어눌하지만 한국말을 적잖게 하는 차남 신동빈 회장으로 국내의 우호 여론이 쏠렸다. 신 상무도 이 같은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김 부회장 뒤를 따르는 신유열 상무의 모습을 놓고서도 "총수 일가답지 않게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 눈에 띈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영수업'을 받는 만큼 전문 경영인들을 어깨너머서 배우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오너일가의 적절한 자세라는 평가가 많다. 롯데그룹의 독특한 지배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을 거느리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일본법인인 롯데홀딩스다.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종업원 지지회(27.8%)와 임원지주회(5.96%)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각각 2.69%, 1.77%를 보유 중이다. 그룹 임직원들이 이 회사 경영권을 가르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그만큼 신 상무가 앞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그룹 안팎 임직원들의 신임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몸가짐을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