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실탄 장전 마친 카카오엔터…SM 인수 마침표 찍을까

윤현성 기자 2023. 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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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카카오엔터, 글로벌 펀드로부터 1.2조원 대규모 투자 유치
자금 숨통 확보…최대 '6000억원' SM과 경영권 딜 이뤄질까
대규모 투자 유치로 상장 기대 커져…IPO? 우회 상장? 의견 분분
투자 유치 후 '글로벌 진출' 방점…SM 'K팝 스타'들과 시너지 기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펀드로부터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유치를 성공하면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엔터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인해 양사의 '딜'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해외 유수의 국부펀드로부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콘텐츠 기업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최대 규모이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카카오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카카오엔터가 투자 유치 펀드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1조원을 5대 5 비율로 투자하고,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도 약 2000억원을 함께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K 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며 "K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을 견인토록 한다는 정부의 K 컬처 성장 전략에 발맞춰, 카카오가 보유한 디지털 네트워크 노하우와 K 콘텐츠를 융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대규모 투자 유치로 실탄 장전 마친 카카오엔터…SM 인수 가능성 커지나

카카오엔터가 이번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SM 인수를 비롯한 외형 확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SM에는 소녀시대, 샤이니, 레드벨벳, 에스파, NCT 등 K팝 열풍을 주도하는 그룹들이 대거 속해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투자 유치 사실을 밝히며 엔터 전 영역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는데, SM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같은 계획에 날개가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엔터는 SM 인수를 위해 장기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분 가치 등 견해차로 인수에 난항을 겪어왔다. 카카오엔터의 SM 인수는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약 18.46%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 총괄 프로듀서는 지분 가치 약 3000억원에 더해 '플러스알파'까지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최대 SM 매각 단가는 약 5000억~6000억원 선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396억원에 그쳤던 만큼 이번 투자 유치 성공이 SM 인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M 인수 실현 시 카카오엔터 IPO도 가시화 전망…합병 통한 '우회 상장' 전망도

"SM 인수 결정된 바 없다" 선 그은 카카오…카카오엔터, 일단은 글로벌 사업 집중 계획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 이후 SM 인수까지 실현될 경우 카카오엔터의 IPO(기업공개)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GIC와 PIF의 대규모 투자가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차원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21년부터 상장을 목표로 몸집 불리기에 치중해왔다. 2021년에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가치 6000억원)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5000억원)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두 회사의 합병법인을 출범시키며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공략을 위한 IP(지식재산) 밸류체인 확립에 나섰다. 이에 더해 2021년 국내 대표 엔터 업체 중 하나인 '안테나'를 인수하며 미디어·뮤직 부문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카카오엔터가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고, 다음 타겟으로 SM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상장사 인수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도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IPO를 통한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지 우려돼왔고, 우회 상장이 보다 간단하면서 그간 카카오 계열사들에 가해졌던 '쪼개기 상장' 등에 대한 비판도 보다 적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카카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5월부터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제휴와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향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내 재공시할 예정"이라며 SM 인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스토리·미디어·뮤직 등 엔터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확대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를 가시화한다는 목표다.

스토리 부문의 경우 K웹툰·웹소설을 선봉 삼아 공격적인 IP(지식재산) 사업을 준비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 지역도 보다 확대한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콘텐츠 기획·제작 및 오리지널 IP 세계관 확장을 지속 추진하며, 뮤직 부문에서도 글로벌 유통망 확장·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 촉진 등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투자 유치로 초경쟁 글로벌 엔터산업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재원을 확보했다"며 "이를 토대로 글로벌 엔터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진정한 글로벌 엔터기업으로서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을 주도하며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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