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준 마련한 5대 거래소…쟁점은
기사내용 요약
닥사, 첫 '정책 심포지엄' 12일 국회서 개최
상장 폐지 가이드라인도 마련
"자율규제, '이해상충'과 '정보비대칭성' 해소가 관건"
금감원 "자율규제 필요성 인정…입법 기관과 협업 중"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가 상장 폐지 기준 등 자율규제 정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국내에서 원화마켓을 운영 중인 거래소들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12일 국회도서관에서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현황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닥사는 지난해 5월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설립된 자율규제기구로, 거래소 간 공동 대응을 통해 투자자 보호책 등을 마련하고자 탄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협의체 출범 후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라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첫 행사인만큼 협의체 출범 목적이었던 '자율규제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위믹스 사태 의식했나…상장 폐지 가이드라인 마련
이에 닥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상폐에 대한 공통 기준도 새롭게 마련한다고 밝혔다. 김재진 닥사 사무국장은 이날 "상폐는 사업자의 역할"이라면서도 "이를 위한 최소한의 공통 기준을 수립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장 공통 가이드라인처럼 경쟁력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 요건'도 갖추지 못한 불건전 가상자산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소 요건' 지표로는 가상자산 유형별 위험성 지표가 활용될 예정이다. 김 사무국장은 "가상자산 유형별로 위험성 지표가 다를 수 있어 발굴 중"이라며 "위험성 지표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에 대해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적시에 취하기 위한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닥사는 해당 지표에 따라 상장된 가상자산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또한 지표와 맞지 않는 부분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적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 중이다.
'이해상충'과 '정보비대칭성' 해소가 관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닥사에 이해상충이 있을 수 있다"며 "거버넌스에 외부 인사를 더 많이 포함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신뢰성과 도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 있고, 시장 참여자는 시장이 위축될까 우려할 수 있으나 모든 것을 모아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면 얼마든지 업권법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한 안수현 한국경제법학회 회장 겸 한국외대 교수 역시 "자율규제기구는 자율규제시 정당성 확보가 과제"라며 "자율규제는 본질적으로 회원으로 구성된 조직 특성상 자율규제기능과 회원지원 기능도 동시에 갖는 이해상충의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원사 사익 추구를 위한 자율규제가 아닌 공익적 성격을 담보하는 장치 등이 필요하다"며 "미비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 확보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규제 공백으로 심화된 정보비대칭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정보비대칭성도 법적 기반이 없어 더 심화됐다"며 "공시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본시장 만큼의 공시를 한꺼번에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정보비대칭성이 자본시장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시 체계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또한 "발행자가 존재할 경우 정보비대칭문제 해소와 토큰 보유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 등을 위해 공시가 필요하다"며 "발행공시는 공적규제가 효율적이고, 유통공시는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소나 발행자가 정보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 특성을 반영해 수시공지 의무 이행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성숙도를 고려해 점차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금감원 "자율규제 필요성 인정…입법 기관과 협업 지속"
안병남 금융감독원 디지털혁신국 팀장은 "가상자산의 익명성과 초국경성 등으로 감독 당국의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자율규제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세계 감독 당국들이 자율규제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성과 함께 주의깊게 보고있다"고 말했다.
국내 규제 부재도 언급했다. 안 팀장은 "법적 규제 도입까지 공백 상태가 있어 자율 규제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입법 내용과 정책적 감독의 방향성이 일치해야 시장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 기관과 의견을 맞추기 위해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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